극장가 '소재 싸움', 독특함을 잡아라!
OSEN 이명주 기자
발행 2010.09.17 17: 05

올 가을 극장가에 독특한 소재들로 무장한 영화들이 잇따라 개봉하고 있다. 편지 대필에서 힌트를 얻은 ‘연애 조작 사업’ 뿐 아니라 백수 인생 탈피를 위한 동남아인으로의 변신, 50년 전 만난 첫사랑을 찾는 할머니 등 흔히 볼 수 없지만 공감 가는 이야기들이 모였다.
16일 개봉한 로맨틱 코미디 ‘시라노; 연애조작단’(이하 시라노)은 ‘연애를 조작한다’는 설정과 그 과정에서 옛 사랑을 만나는 상황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시라노 에이전시를 배경으로 연애에 서투른 사람들의 사랑을 대신 이뤄주는 이들의 활약을 담았다.
특히 영화 곳곳에 관객을 웃음 짓게 하는 장치들을 마련해놓은 것은 ‘시라노’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이자 강점이다. 이와 동시에 한 번쯤 사랑을 해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만한 이야기 및 세심한 대사도 감동을 더한다.

‘시라노’에는 엄태웅, 이민정, 최다니엘, 박신혜 등 잘 나가는 스타들이 총출동해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박철민, 송새벽 같은 비중 있는 조연들도 영화의 재미를 더욱 높이는 역할을 했다.
감동적인 장면도 여럿 보인다. 운명처럼 나타난 여인 희중(이민정)에 마음을 빼앗긴 상용(최다니엘)이 “그 사람이 없으면 살 수가 없다”며 울부짖는 부분이나 미리 짜인 로맨틱한 대본 없이 “사랑한다”는 진심을 고백하는 씬 등은 관객의 눈시울을 촉촉하게 적시기 충분하다.
이와 함께 ‘방가?방가!’는 외모 탓에 5년 넘게 취업에 실패한 주인공이 부탄인으로 변신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해프닝을 그려 주목 받고 있다. 겉보기에는 동남아인을 닮은 외모로 놀림 받던 주인공이 실제 동남아인 행세를 하면서 겪는 코미디지만 그 속에 사회문제를 녹여내 그저 웃기만 할 수 없는 영화가 완성됐다.
한국인 방태식과 부탄인 방가로 1인 2역을 소화한 이는 연기경력 12년의 베테랑 김인권이다. 영화 속에서 그의 코믹 본능은 빛을 발한다. 버스에서 만난 고등학생들에게 이중적인 모습으로 걸쭉한 욕을 날리는 장면이나 부탄 노래를 해달라고 하자 ‘한 오백년’을 독특하게 부르는 모습 등 곳곳에서 관객들을 웃음 짓게 한다. 자연스러운 연기와 재미있는 표정, 어수룩한 행동으로 조금 답답하지만 순수하고 열정적인 방가 캐릭터를 만들어 냈다.
이에 더해 영화 ‘마음이 2’, SBS 드라마 ‘나쁜 남자’에서 강렬한 씬 스틸러로 확실하게 각인된 배우 김정태와 충무로가 주목하는 차세대 스타 신현빈의 열연도 돋보인다. 데뷔 11년차의 연기 내공을 선보이는 김정태는 작업의 달인 용철로 분해 애드리브와 화려한 말발, 능글맞은 목소리에 웃지 않고는 못 배기는 슬랩스틱까지 겸비, 최강 코믹 연기를 선보인다.
첫 스크린 데뷔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신현빈은 연기 경력이 전무함에도 불구하고 순수하고 맑은 마스크에 신인답지 않은 완벽한 연기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단아하고 동양적이면서도 이국적인 외모와 더불어 거친 욕설마저 사랑스럽게 내뱉는 장미로 분해 관객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을 예정이다.
그런가 하면 전 세계 여성에게 편지를 보내는 줄리엣의 비서, 50여 년 전 헤어진 첫사랑 찾기 등을 다룬 로맨스 영화 ‘레터스 투 줄리엣’도 독특한 소재로 눈길을 끈다.
‘레터스 투 줄리엣’은 전 세계 여성들이 비밀스런 사랑을 고백하는 베로나의 명소 ‘줄리엣의 발코니’에서 우연히 50년 전 러브레터를 발견 하게 된 소피의 가슴 설레는 러브레터 속 사랑 찾기를 담았다.
이야기의 배경이 된 ‘줄리엣 하우스’는 실제로 수많은 관광객들이 모이는 이탈리아 베로나의 관광 명소다. 1800년도부터 보존되어온 이곳에는 사랑의 사연을 낙서로 남기는 관습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영화화되며 더욱 유명세를 타게 된 ‘줄리엣 하우스’에는 세계 각지로부터 편지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 1970년대에 베로나의 전통을 보존하기 위한 ‘줄리엣의 클럽’이 창설되면서 지금과 같은 체계적인 답장 사업이 이루어지게 됐다는 후문이다.
이와 더불어 첫사랑에 대한 그리운 기억과 그것을 찾아가는 감동적인 스토리, 그리고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설렘 등 여성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필수 요소들로 무장했다는 점 또한 영화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 포인트다. 
독특하고 차별화 된 소재들을 활용해 감동적인 스토리를 완성한 이들 영화들. 이 같은 영화 덕분에 올 가을 극장가가 더욱 더 풍성해졌다.
rosec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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