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 1사 정도면 모를까. 7회에 나서는 조기 투입은 없을 것이다".
마무리 투수의 첫 타이틀보다 선수의 장래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을 알 수 있었다. 김시진 넥센 히어로즈 감독이 올 시즌 24세이브(2위, 16일 현재)를 수확하며 세이브 타이틀 획득을 가시권에 둔 마무리 손승락(28)에 대한 기용책을 이야기했다.

김 감독은 17일 목동 두산전을 앞두고 감독실에서 지난 15일 대전 한화전 연장 11회 마지막 투수로 손승락 대신 김성현이 오른 이유를 밝혔다. 손승락이 7일 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던 이유도 있으나 동점 상황이었던 만큼 세이브 기회에서 마운드에 오르게 하고 싶었다는 뜻이다.
"만약 그 상황에서 손승락이 나왔다면 승리를 챙길 수 있었겠지만 세이브 기회는 날아간다. 김성현이 잘 막아내고 팀이 리드를 잡은 뒤 손승락이 자연스럽게 세이브를 위해 나서는 시나리오를 생각했다. 그러나 아직도 '개점 휴업' 상태라 딜레마에 빠져있기는 하다".
세이브 1위(25세이브) 이용찬(두산)이 음주운전으로 인해 페넌트레이스 잔여 경기 출장 금지 처분을 받은 만큼 손승락이 정상적으로 출장해 세이브를 따낸다면 타이틀 획득도 가능하다. 올 시즌 경찰청을 제대해 마무리 보직을 맡은 손승락은 2승 1패 24세이브 1홀드 평균 자책점 2.12에 이닝 당 주자 출루 허용률(WHIP) 0.93으로 올 시즌 리그 내 가장 압도적인 계투요원 중 한 명이다.
그러나 김 감독은 정상적인 경기 상황에서 손승락을 자연스럽게 투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선수 본인이 2006년 팔꿈치 수술 전력도 있는데다 연투로 인한 피로 누적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감독도, 팬도, 선수도 원하지 않는 조기 투입을 통한 '기록 만들기'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경기 당 최대 아웃카운트 5개 정도로 계산하고 손승락을 출격시키겠다. 7회에 투입되어 3이닝 세이브를 하는 것은 순리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선수 본인의 몸 상태도 생각해야 하지 않는가. 손승락의 자연스러운 세이브 조건을 동료들이 만들어준다는 것이 어려운 일이기는 하지만 자연스러운 노력의 대가 속에서 손승락이 구원왕에 올랐으면 한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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