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는 얻지 못했지만 가을 잔치를 앞두고 컨디션을 회복했음을 선포했다. '써니' 김선우(33. 두산 베어스)가 에이스로서 제 몫을 하며 다음 등판을 기대하게 했다.
김선우는 1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6이닝 동안 101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탈삼진 8개, 사사구 3개) 1실점 호투를 펼쳤다. 타선이 상대 선발 애드리안 번사이드의 조기 강판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대량 득점에 실패해 승리 요건은 갖추지 못했으나 분명 의미는 있었다. 팀은 연장 10회초 5득점으로 6-1 승리.

이날 호투로 김선우는 시즌 평균 자책점을 4.16에서 4.06(17일 현재)까지 낮췄다. 3점 대 진입에는 일단 실패했으나 마지막 등판 기회가 남아있는 만큼 다시 한 번 기회를 노려볼 수 있다. 최고구속은 148km에 결정구로 꺼내든 투심도 146km에 달하며 되찾은 위력을 실감케 했다.
사실 후반기 들어 김선우는 왼 무릎 통증으로 인해 100% 컨디션에서 경기력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유독 김선우의 등판일에는 구름이 짙게 드리워진 동시에 습도가 높은 날이 많았고 경기 전 내린 비로 인해 몸 만들기가 어려운 경우도 있었다. 선수 본인 또한 "하체에 힘을 쓰지 못할 경우에는 타자 한 명을 상대하면서도 별의별 생각이 뇌리를 스치기도 한다"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시즌 첫 등판(3월 30일 목동 넥센전 7이닝 1실점 비자책) 때도 첫 타자를 상대하다가 허벅지에 통증이 온 적이 있었다. 초반부터 생각이 많았던 경기였는데 좀 더 팔스윙을 역동적으로 하면서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그러나 하체 힘이 동반되지 않은 채 상체를 이용한 투구는 자칫 어깨나 팔꿈치에 무리를 줄 가능성이 컸다. 실제로 김선우는 한 달 여전 100%의 팔 근력을 발휘하지 못해 코칭스태프에 양해를 구하며 등판 일정을 조정하기도 했다. 지난해까지 계투로 특화되었던 1선발 켈빈 히메네스가 최근 어깨 보호에 힘쓴 데다 레스 왈론드의 투구가 들쑥날쑥한 상황이었던 만큼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두산 선발진에 위험요소가 많았던 것이 사실.
김선우의 호투로 두산이 앞으로 투수진 운용하는 데에는 일단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히메네스도 최근 컨디션 회복세를 보이며 다음 등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왈론드가 아직 안정감을 100% 심어주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4선발 홍상삼의 직구 구위가 지난 시즌 중반을 연상시킬 정도로 상승했다는 것도 고무적.
팀 내 국내 투수진 맏형으로 개인 직무 이상의 책임감을 어깨에 짊어진 채 마운드에 오르는 김선우. 정규시즌 마지막 2연전인 잠실 넥센전 중 한 경기에서 기회를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김선우가 다음 등판에서 3점 대 평균 자책점 진입과 함께 가을 잔치에서의 호투 가능성까지 대폭 높일 수 있을 것인가.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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