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답지 않게 노련하다".
외모를 보면 프로 물을 꽤 먹은 베테랑처럼 보인다. 마운드 위에서 여유있는 경기운영을 보면 더 그렇다. 그런데 그는 이제 겨우 1년째 프로무대를 겪고 있는 애송이다. 한화 고졸신인 안승민(19). 그를 가리켜 한화 코칭스태프에서는 한목소리로 "노련한 선수"라고 입을 모은다. 그 노련함이 막강 롯데 타선을 상대로도 빛을 발했다.
안승민은 1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0 CJ마구마구 프로야구 롯데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7⅓이닝을 던지며 7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2실점으로 막으며 시즌 3승(4패)째를 따냈다. 올 시즌 두 번째 퀄리티 스타트이자 두 번째 선발승. 공교롭게도 모두 롯데에게 따냈다. 막강 타선에도 주눅들지 않고 제 피칭을 펼친 달콤한 결과물이다.

이날 안승민은 경기초반부터 몸쪽을 과감하게 찌르는 공격적 피칭으로 승부했다. 상대가 조성환-이대호-홍성흔으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라도 물러서지 않았다. "과감하게 승부할 줄 아는 배짱 두둑한 투수가 필요하다"는 한대화 감독의 말대로 맞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과감한 승부였다. 이대호를 2타수 무안타로 돌려세우며 연속안타 행진을 11경기에서 멈추게 했으며 33일 만에 돌아온 홍성흔도 3타수 무안타로 물러나 '19살' 안승민에게 완패를 당했다.
제구 역시 좋았다. 27명의 타자를 상대로 21차례나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을 정도로 과감하게 피칭한 안승민은 사사구를 하나도 내주지 않을 정도로 깔끔한 피칭이었다. 직구 최고 구속이 147km까지 찍힐 정도로 구위도 올라온 모습이었다. 몸쪽으로 찌르는 직구에 롯데 타자들도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3회 황재균에게 바깥쪽 높은 직구를 던지다 맞은 홈런을 제외하면 흠잡을 데 없었다. 실점은 2점이지만 자책점은 1점이었다.
공주고를 졸업하고 신인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전체 20순위로 지명, 계약금 1억 원을 받고 한화에 입단한 안승민은 올해 거의 1군에 머무르며 기대주로 분류됐었다. 한대화 감독은 "신인답지 않은 노련함을 지니고 있다. 마운드에서 여유와 배짱이 있다. 잘만 키우면 내년에 선발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안승민에 대해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성준 투수코치도 "어린 나이에 마운드에서 저런 여유를 갖고 있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변화구의 완성도만 높인다면 더 좋은 투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안승민은 "오늘 씩씩하게 던진 것 같다. 이성호 선배가 처음 선발 포수로 앉았는데 리드가 상당히 좋았다.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로 피칭했고 위기 상황에서 체인지업을 적절하게 쓴 것이 주효했다"며 승리비결을 밝혔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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