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전 못이겨 뿔난 박현준, 야신 칭찬에 '활짝'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0.09.18 07: 50

"꼭 이기고 싶었다".
LG 사이드암 박현준(24)이 친정팀 SK전에 대한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박현준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6⅓이닝 홈런 1개 포함 5피안타 3볼넷으로 4실점했다. 4-4로 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서 승패를 기록하지는 않았다. 변함없이 2승 2패를 유지했다. 그러나 팀은 9회 박경완에게 결승타를 맞아 패했다.

박현준은 경기 후 "기분이 완전 별로다. 팀도 졌고"라며 "이유는 없다. 그냥 친정팀에 진 것이 화가 난다"면서 아쉬운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어 "트레이드 되고 선발로 보직을 받으면서 언젠가 SK전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반드시 내 피칭을 보여주고 승리를 거두고 싶었다"고 말했다. 내심 자신을 내보낸 트레이드가 잘못된 선택이었음을 증명해 보이고 싶었던 것이었다.
지난 7월 28일 SK와 LG의 4 대 3 트레이드에서 투수 김선규, 포수 윤상균과 함께 LG 유니폼을 입은 박현준이었다. 배신감이 들었지만 이내 반드시 성공해 보이겠다는 다짐을 가슴에 새겼다. 지난달 12일 문학구장에서 선발 기회가 있었지만 비 때문에 마운드에 오를 기회가 사라졌다. 그로부터 한달이 넘은 뒤 이번에 마운드에 오른 것이었다.
SK에 대한 감정이 나쁜 것은 전혀 아니었다. 이날 박현준은 경기 전 SK 덕아웃을 찾아 전 동료들과 반갑게 해후했다. 특히 김성근 SK 감독을 찾아 안부를 전했다.
얼마전 김 감독은 박현준의 호투 소식에 "박현준이 꿈에 나타난다"고 애정을 나타냈다. 그러자 박현준 역시 "내 꿈에도 김 감독님이 나타났다"며 화답해 관심을 모았다.
결국 박현준이 그토록 원했던 SK전 승리는 그의 강한 승부욕이 어느 정도인가 짐작케 하는 것이었다. 또 "팀이 SK에 져서 화가 난다"던 박현준은 곧 "가만 생각해보니 내가 SK에 진 것은 아니다. 비겼다"고 활짝 웃기도 했다. 실제로 이날 박현준은 데뷔 후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것은 물론 가장 많은 투구수(97개)를 기록했다.
살짝 화가 풀린 박현준은 마침 경기 후 밖으로 나가던 김 감독과 마주쳤다. 그러자 김 감독은 박현준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잘 던진다. 계속 그렇게 잘하고 열심히 하라"고 격려했다.
박현준은 "지난 5월 SK에 있을 때 사직 롯데전(4이닝 1자책) 선발 등판 후 두 번째로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다"면서 "화가 나면서도 기분이 좋다"고 활짝 웃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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