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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1위 싸움이 될 것이다".
지난 17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선동렬 삼성 감독은 여유가 있었다. 전날까지 SK에 2경기차로 좁혀지면 역전 1위 가능성이 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이쯤되면 SK가 편안하게 순위를 확정짓고 상대를 골라가며 경기하는 시기이다. 그런데 SK가 달아나지 못해 재미있는 1위 싸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1위 가능성이 있는데 이제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미였고 자신감이었다.

여전히 SK에 비해 불리하지만 확률도 제법 높았다. 만일 17일 KIA전을 잡고 19일 SK와의 대구 맞대결까지 이긴다면 최소 1경기차로 접근하게 된다. 삼성이 남은 경기에서 4전승 한다면 SK는 5승1패를 해야 한다. 동률시 승자승 원칙 때문에 SK는 1승이 더 필요하다.
그러나 17일 경기는 삼성의 희망을 깨트리는 결과로 마무리 되었다. KIA와 막판 공방전을 벌인끝에 8-9로 패했다. 그것도 8회초 1-4, 9회초 5-8로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각각 역전과 동점을 만들며 접전을 벌였지만 9회말 좌익수 최형우의 실책성 수비와 함께 끝내기 3루타를 맞고 무릎을 꿇었다.
그것도 1-0으로 앞선 6회부터 내세운 필승불펜이 와르르 무너졌다. 안지만 정현욱 권오준 윤성황까지 줄줄이 내보냈으나 모두 부진했다. 그것도 충분한 휴식을 취한 필승불펜들이었다. 안지만과 정현욱은 1주일만에 나섰으나 각각 2실점과 4실점했다. 5일만에 등판한 권오준도 2실점으로 무너졌다.
더욱이 SK가 LG에게 고전끝에 역전승을 따내 승차는 3경기차로 벌어졌다. 삼성이 5전승을 하더라도 SK는 4승3패만 거두면 자력우승한다. 삼성은 이제 기적만이 필요하다. 삼성이 자랑하는 불펜이 마지막 순간 등을 돌린 셈이다. 삼성이 지펴온 희망의 불꽃이 점점 사그라지고 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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