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도루를 잘 하는 선수라고 할 지라도 홈스틸을 하는 경우는 1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그러나 시즌 도루 3개, 통산 7개에 불과한 무명선수가 과감하게 홈스틸을 성공시키며 주목을 받았다.
LG 트윈스 내야수 이학준(25)이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전에서 3회말 2사 만루 3루 주자로 있을 때 2루에 있던 박경수와 함께 미리 맞춰진 사인에 따라 기민한 움직임으로 작전을 성공시켰다.
이학준은 타석에 있던 박용택이 볼카운트 2-1에서 4구째를 던지자 2루 주자 박경수에게 포수 박경완의 송구가 날아가는 사이 홈을 파고 들며 멋지게 홈 플레이트를 통과했다. 시즌 5호, 통산 29호, 개인 1호 홈스틸이었다.

이학준은 지난 지난 2004년 LG에 입단해 2008년 경찰청에 입대했으나 갑상선 이상으로 의가사 제대 후 올 시즌 신고선수로 계약했다. 그러나 퓨처스(2군)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지난 8월 정식 선수로 계약을 맺고 이달 초 3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입단 당시 우투우타였던 이학준은 LG 입단 후 황병일 타격 코치(현 KIA)의 지시에 따라 스위치 타자로 전향했다. 이학준은 타격에서도 발전 가능성이 높은 모습을 보였다. 8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장한 이학준은 3회와 5회 각각 SK 핵심 불펜인 전병두와 고효준을 상대로 연속 2루타를 뽑아내 5타수 2안타 1득점 1도루를 기록했다.
그러나 보완해야 할 부분이 더 많다. 서용빈 타격 코치는 "수비랑 주루 플레이에 비해 타격은 아직 배워나가야 할 부분이 많이 있다"고 지적한 뒤 경기 전 타격 연습 때마다 특타를 지도하며 하체 이용법에 주지시키고 있다. 특히 좌타석에 타격 시 중심축인 왼쪽 다리가 버텨주지 못하고 오른쪽 다리가 빨리 움직이는 현상을 집중 보완했다.
이학준은 지난 14일 잠실 한화전에도 출장해 팀의 10-7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팀이 6-5로 쫓기던 5회말 1사 후 오지환의 볼넷, 조인성의 중전안타 후 타석에 들어서 초구에 위장 스퀴즈를 성공시켰고 2타점 중전 적시타까지 날렸다.
이학준은 "타석에서 타이밍이 잘 맞지 않아서 볼카운트가 2-0까지 몰렸다. 어떻게 해서든지 주자를 불러들여야겠다는 생각에 모든 구종을 염두하고 커트 커트해 풀카운트까지 갔다"며 "볼을 여러 개 보니 배팅 타이밍을 맞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얼떨떨했지만 기쁘다"고 말한 이학준은 남은 경기에서도 꾸준히 3루수 또는 대타, 대주자 요원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체력적인 부분에서 약점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이 부분만 잘 관리 한다면 내년 시즌 더 좋은 모습이 기대된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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