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구계로 유턴한 문성민(24, 현대캐피탈)이 받은 복귀 선물은 벌금 폭탄이었다. 더욱 재미있는 사실은 징계가 과하다는 항의와 경미하다는 질책이 치열한 공방전으로 치닫고 있는 점. 이번 공방전의 결과에 따라 국내 프로배구의 인기도 심하게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한국배구연맹은 지난 16일 2차 상벌위원회를 열고 드래프트를 거부하고 해외로 나갔다가 돌아온 문성민에게 본인 및 참고인 등의 진술을 청취한 후 경고조치 후 계약 연봉 전액(1억 1000만 원)을 징계금으로 부과했다.

규정에 따르면 상벌위원회는 문성민에게 자격 정지는 5년, 벌금은 최고 총 계약 연봉액수을 물릴 수 있다. 이에 상벌위는 벌금은 최고 수준으로 매기되 자격 정지 없이 경고 조치만 내렸다.
한국배구연맹은 1차 상벌위원회에서 "19개월 전 KEPCO45에 지명됐으나 문성민이 이를 거부하고 해외에 진출한 것을 지금 시점에서 징계하는 게 맞느냐는 논의부터 출발했고 징계 대상임에는 틀림없다고 뜻을 모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성민은 2008년 8월 독일 프로배구 프리드리히스하펜과 계약했고 KEPCO45는 3개월 뒤 신인 드래프트에서 그를 지명했다.
지난 6월 21일 문성민이 국내 복귀로 인해 현대캐피탈과 계약을 맺자 각 팀들은 현대캐피탈과 KEPCO45가 신인 선수를 두 시즌 간 타 구단에 트레이드해서는 안된다는 규정을 어겼다고 주장했고 결국 문성민은 계약 연봉 전액 벌금이라는 중징계로 이어졌다.
여기서 의문점은 문성민이 과연 징계를 당하는 게 맞는가 하는 문제다. 우선 앞뒤가 맞지 않다는 여론이 배구팬들 사이에서 일고 있다. 2008년 11월 드래프트 당시 문성민은 이미 프리드리히스하펜과 계약을 맺어 신인 자격이 없었기 때문.
정작 신인이 아닌 선수를 드래프트 대상자로 삼은 것이 결국 이런 사태를 일으켰고 문성민을 탐내던 팀들이 이번 징계를 주도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KOVO와 확인한 후 문성민 트레이드를 추진했다. 문제가 있었다면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라며 "징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다기 보다는 너무 과한 것 같아 아쉬울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재심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생각하겠다. 지금 제일 중요한 것은 선수를 안정시키는 일"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다른 팀 관계자의 말은 다르다. 한 팀의 관계자는 "드래프트 자격은 국내 배구에서 뛰기 위한 최소한의 요건이다. 만약 문성민이 한국 배구에서 뛰려고 했다면 이번 드래프트에 참여해야 한다. 아니면 용병으로 뛰든지. 그런 상황은 절대 아니지 않은가. 액수는 과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오히려 벌금으로만 처벌을 내린 것은 너무 약하다. 예전 이경수 같은 경우는 1년간 리그를 뛰지 못했다. 최소한 어느 정도 선에서는 출전정지까지 내려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성민을 둘러싼 공방전이 어떤 식으로 막을 내릴지 주목된다.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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