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독수리가 날개를 접었다.
한화 외야수 이영우(37)가 15년의 프로선수 생활을 공식적으로 마감했다. 이영우는 18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공식 은퇴식을 가졌다. 그간의 활약상을 담은 은퇴기념 영상물이 상영된 뒤 가족 및 초청인사들의 꽃다발 전달이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장남 재현군의 시구를 상대로 시타하며 공식 행사를 마감했다. 이영우의 눈은 자신도 모르게 충혈돼 있었다. 다음은 이영우와의 일문일답.
- 은퇴하는 기분이 어떤가

▲ 그동안 은퇴식을 많이 봐왔는데 막상 내가 주인공이 되니 기분이 이상하다. 조금 울컥하는 것도 있었다. 항상 하던 인터뷰도 갑자기 새롭게 느껴진다.
- 은퇴를 하게 된 계기는
▲ 몸 상태가 안 좋았다. 수술한 왼쪽 어깨가 좋지 않아 그동안 힘들었다. 또 젊은 후배들에게도 길을 터주고 싶었다. 그냥 있으면 팀에 폐만 끼칠 것 같아 은퇴를 결심했다.
- 가족들의 반응은 어떤가
▲ 시원섭섭하다고 한다. 하지만 아들이 또 야구를 하고 있다. 특히 아버지께서 나보다도 더 열성이다. 아들을 야구선수로 키워 놓고 손자까지 키우실 생각이다. 그런 게 재미있으신 모양이다. 아들은 아직 초등학생이라 따로 정해진 포지션은 없고 투타 다 한다.
- 최고의 순간은 언제였나
▲ 1999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을 때가 최고의 순간이었다. 그러고 보면 롯데랑 인연이 참 많다. 데뷔전 상대도 롯데였고, 한국시리즈 우승도 롯데를 상대로 했는데 이렇게 은퇴식도 롯데전에서 하게 될 줄은 몰랐다.
- 가장 아쉬웠던 순간은
▲ 군대 문제도 있지만 그것보다도 어깨가 아픈 게 가장 아쉬웠다. 나름대로 열심히 재활했는데 복구가 안 되더라. 재활을 해도 완치가 안 된다고 할 정도였다. 수술하고 5개월 만에 경기에 나가면서 무리한 게 아쉽다. 제대로 어깨를 관리했어야 했는데. 내 불찰이 크다. 하지만 '어깨만 안 아팠으면' 하는 생각을 지금도 하고 있다.
- 기억에 남는 지도자는
▲ 처음 프로에 데뷔할 때 계셨던 강병철 감독님이 기억에 남는다. 1999년 우승을 함께 한 이희수 감독님도 생각나고 그동안 한화에서 함께 한 모든 지도자 분들이 떠오른다. 지금 천안북일고 감독으로 있는 이정훈 감독님이 처음 적응할 때 많이 도와줬고, 황병일 코치님도 많이 도와주셨다. 선수로는 제이 데비이스가 떠오른다. 데이비스의 플레이를 보면서 배운 것도 많았다. 지금 뭐하고 사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보고 싶기도 하다.
- 가장 즐거웠던 시절은 언제였나
▲ 1999년 우승할 때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2002년에 야구가 참 잘됐었다. 전반기까지 타격왕 경쟁도 했고, 한 때 타율이 3할9푼까지도 올랐었다. 야구가 즐거웠고 참 쉽다는 생각도 한 그런 시절이었다.
- 어려웠던 투수는 누구였나
▲ 이혜천이다. 걔는 사구·볼넷·삼진 셋 중 하나다. 안타를 쳐 본 기억이 별로 없다.
- 향후 계획은 어떠한가
▲ 아직 따로 잡아놓은 계획은 없다. 구단에서 필요로 하면 남고 싶지만 그렇지 않으면 해외연수도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일단 조금 쉬고 싶다. 어깨 재활 때문에 너무 힘들었다.
waw@osen.co.kr
<사진> 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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