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이택근(30)이 자신의 별명인 '태권브이'의 위용을 서서히 찾아가고 있다. 굳게 다문 입술은 비장함까지 느끼게 했다.
이택근은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0CJ마구마구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전에 3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해 팀이 5-7로 뒤지고 있던 8회말 극적인 역전 3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팀을 8-7 승리로 이끌었다. 시즌 14호 홈런을 친 이택근은 이날 5타수 3안타 4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이택근은 어느덧 시즌 타율도 19일 현재 2할9푼8리까지 끌어 올리며 14홈런 49타점 64득점을 기록 중이다. 7월 타율 2할9푼9리를 기록한 이택근은 8월 3할2푼5리에 이어 9월에는 4할7푼2리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6년 연속 3할도 충분히 가능해졌다.

▲이택근, "맹타 비결은 몸에 통증이 없어요"
이날 경기 후 이택근은 "홈런을 친 상황은 1-3상황에서 상대가 직구 위주로 승부를 하는 투수여서 직구를 노리고 있었는데 노림수가 적중했다"며 "몸 컨디션이 매우 좋다"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그러나 웃음을 되찾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이택근은 지난해 말 넥센에서 LG로 이적 후 첫 시즌인 만큼 의욕도 남달랐다. 재활을 무리하게 하면서 무릎 뿐 아니라 상체 전체적으로 밸런스도 무너지고 근육이 약해져 허리에도 무리가 왔다. 이로 인해 이택근은 재활군에도 다녀왔다.
1군에 다시 복귀는 했지만 마음처럼 몸은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무더위 속에서 거센 스윙을 휘두르며 굵은 땀방울을 흘리자 서서히 몸 상태도 돌아왔다. 스윙 매커니즘도 살아났다.
▲이택근, "수술이 전화위복"
이택근은 "아쉽기도 했지만 내겐 수술이 꼭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는 "도루 40개를 할 때도 통증이 있는 것을 참고 뛰었는데 지금은 통증이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택근은 지난해 넥센 시절 3할1푼1리의 타율에 43도루를 기록했다.
그러면서 그는 "수술도 잘 끝난 만큼 내년에는 다 죽었다"며 애교섞인 말을 한 뒤 "지금 이 느낌을 잘 유지, 몸 관리 잘 해서 내년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올해 못한 것까지 잘 해내겠다고 다짐했다. 수술 후유증으로 시즌 초 잦은 결장에 마음고생이 컸다. 모든 것을 극복한 만큼 내년 시즌 '택근브이'로서 맹활약이 기대된다.
agassi@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