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MC' 강호동-유재석, 어깨가 한 짐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0.09.19 09: 26

대한민국 MC계의 양대 산맥으로 군림하고 있는 강호동과 유재석의 어깨가 축 처질지경이다. 두 사람이 리더로 나선 두 프로그램이 힘겨운 상황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강호동의 '1박2일'은 병역 비리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멤버 MC몽이 잠정 하차하면서 졸지에 5인 체제가 됐다. 유재석의 '런닝맨'은 여러 논란 속에 좀처럼 시청률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유는 달라도 두 사람 모두 고비에 다다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제 아무리 국민MC지만 난관을 뚫는 것이 쉽지는 않을 터. 어깨가 한 짐이다.
강호동은 KBS 2TV 주말 버라이어티 '해피선데이-1박2일'에서 3년이 넘도록 대장 노릇을 해왔다. 강호동이 없으면 생각할 수도 없는 '1박2일'이다. 물론 혼자의 힘으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강호동의 비중과 역할은 다른 멤버들을 압도한다. 제작진에게 있어서도 강호동은 든든한 기둥이 된다. 맏형, 연장자. 국민MC라는 단순한 지위 측면을 떠나 강호동은 '1박2일'에 상징성을 부여하는 인물이다. 혹자는 MC몽이 없어졌단 사실, 5인 체제가 된 이 상황이 강호동과 무슨 관련이냐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멤버들을 통솔하고 프로그램을 주도하는 입장에 서 있는 강호동으로서는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강호동이 수많은 고정 프로그램 중 무엇보다도 애착을 갖고 있는 '1박2일'이 위기를 만나면서 그의 책임감은 더욱 막중해질 것으로 보인다. 아직 MC몽이 빠진 '1박2일'은 방송되지 않았지만 분명 내부적인 분위기에는 변화가 예상된다. 실제 5인 체제의 방송분이 전파를 탈 경우, 시청자들의 반응이 어떻게 나올지도 예측 불가다. 리더 강호동에게 일련의 상황들은 부담이자 압박을 줄 수 밖에 없는 것.

유재석도 상황은 비슷하다. '패떴 시즌1'을 무사히(?) 끝내고 명예 퇴장했던 유재석은 불과 몇 개월 만에 '구세주'로 기대를 받으며 컴백했다. '패떴 시즌2'가 죽을 쑨 상황에서 유재석의 복귀는 그 자체만으로도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나 '국민 MC' 유재석에 대한 시청자들과 제작진의 기대는 하늘을 찔렀다. 그렇게 첫 선을 보인 새 코너 '런닝맨'은 시청률 성적이 영 시원치 않다. 동시간대 경쟁하는 MBC '일밤-뜨거운 형제들'을 눌렀다고 좋아하기엔 유재석의 명성과 저력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흥행을 못하는 것도 문제지만 근본적으로 코너 자체가 게임 가학성 논란. 중구난방 포맷으로 비난에 휩싸였다는 사실이 더욱 목을 죄는 상황이다. 천하의 유재석이라도 살려내지 못하는, 제대로 리드할 수 없는 난관에 봉착한 듯 싶다. '유재석 카드'로 반전을 노렸던 제작진이나 화려하게 컴백한 유재석이나 가시방석이긴 마찬가지다.
이렇듯 MC계의 투톱 강호동과 유재석은 본의 아니게 난관을 만나고 말았다. 두 사람 모두 원인 제공자는 아닐지라도 이런 때일수록 자세를 한 번 더 가다듬고 분위기 반전을 노려야한다는 점에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요즘이다. 이래서 1인자의 자리는 명예로운 만큼 오르기도, 지키기도 어려운 위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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