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웨인이 우리와 경기 때 선발로 등판하면 솔직히 한 점 뽑기도 쉽지 않다".
오는 11월에 열리는 2010광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조범현(50, KIA 타이거즈) 감독과 한국야구위원회(KBO) 야구발전 실행위원회 허구연 위원장이 대만 대표팀 에이스 투수 천웨인(25)에 대해서 깊은 경계의 뜻을 나타냈다.
조범현 감독과 허구연 위원장은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LG전에 앞서 감독실에서 만났다. 허 위원은 "대만 대표 천웨인이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것 같냐"고 조 감독에게 묻자 "출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마도 우리와 경기 때 던지지 않겠냐"고 되물었다.

천웨인은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 에이스로 직구 최고 구속이 154km까지 나오는 등 압도적인 구위를 바탕으로 타자를 제압하는 특급 좌완 투수다. 직구 뿐 아니라 슬라이더와 슬로커브, 체인지업도 자유자재로 구사하지만 직구에 비해 약하다는 평가다.
또한 셋포지션에서의 견제 동작은 좋지만 일단 투구 자세에 들어가면 퀵 모션이 빠르지 않다는 것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직구 구위가 워낙 뛰어나 손목을 잘 쓰는 일본 타자들에게도 충분한 경쟁력을 지닌 투수. 이미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도 천웨인을 스카우팅 리포트를 작성, 상부에 보고까지 마친 상태다. 올 시즌을 마치고 메이저리그 포스팅이 가능하지만 주니치가 쉽게 놓아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일본프로야구 센트럴리그 평균 자책점 1위(1.54)에 빛나는 천웨인은 올 시즌도 일본 무대 데뷔 이래 첫 한 시즌 두 자릿 승수를 기록하는 등 최고의 활약을 달리고 있다. 천웨인은 지난 14일에서 열린 히로시마와의 경기에 선발로 나서 8이닝 7피안타 무실점 쾌투로 시즌 12승(10패, 평균자책점 3.03, 20일 현재)째를 거뒀다.
국제 야구 정서에 해박한 허 위원은 "천웨인은 보통 투수가 아니다. 내가 보기엔 한 점 뽑기도 쉽지 않은 투수"라고 말하자, 조 감독도 "그래서 고민이다. 만약 우리와 경기 때 나오면 한두 점 싸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허 위원은 "천웨인 같은 투수는 연속 안타 또는 홈런을 치기 쉽지 않다"며 "차라리 발 빠른 선수들을 기용해서 도루 라던지, 작전을 구사해 상대가 흔들리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한국대표팀은 지난 2008베이징 올림픽과 2009WBC에서도 이용규, 이종욱, 정근우 등 발빠른 주자들의 플레이가 있었기에 올림픽 금메달과 WBC 2위에 오를 수 있었다.
어떻게 해서든지 금메달을 따서 8년 만에 금메달을 탈환해야 하는 한국. 우승 자리를 지키며 국제 야구에서 복병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려는 대만으로서는 천웨인 선발이 필수요소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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