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그 남자 타나용, "실감 안난다" (인터뷰)
OSEN 봉준영 기자
발행 2010.09.20 10: 30

영화 ‘아저씨’에서 꽃미남 원빈의 화려한 액션뿐만 아니라 태국 킬러 람로완을 기억하는 관객들이 적지 않다. 태식(원빈 분)과의 마지막 혈투. 그리고 소민(김새론 분)을 살려주는 킬러의 따뜻함까지.
한국어를 전혀 못하는 태국 출신 배우이지만, 눈빛만큼은 원빈 못지않은 열정을 발산하는 배우 타나용 웡트라쿨(Thanayong Wongtrakul)을 만났다.
영화 ‘아저씨’가 개봉한 지 한 달이 훌쩍 지났지만, 여전히 그 열기가 식지 않았다. 600만 관객 돌파를 앞둔 것에 대해 축하 인사를 건네자 타나용은 “관객 수가 그렇게 많이 들어올 줄 몰랐는데 굉장히 놀랐다. 아직 실감은 안나지만 영화가 잘됐기 때문에 이렇게 인터뷰도 하고 이 자리에 있는 것일 테니 기쁘다”고 활짝 웃었다.

영화의 인기 비결을 묻자 타나용은 “액션과 감동이 있기 때문”이라고 똑부러지게 설명했다. “내용상 아이들 장기밀매나 마약 등 어두운 부분이 있지만 그 안에서 액션, 감동, 드라마가 있어 그 부분이 재미를 준 것 같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공감이 가는 부분이 분명있다. 나역시 촬영을 하면서 감명을 받았다.”
영화 속 차가운 킬러의 모습만 상상했던 터라 하얀 이를 훤히 보이며 활짝 웃는 그의 모습이 조금은 낯설었다. “영화 촬영 내내 웃음을 참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는 타나용은 “볼 때마다 내가 웃고 있었더니 감독님이 만날 나만 보면 웃지 말라고 했다. 원래 웃음이 많은데 캐릭터에 충실해야했기 때문에 웃지 않고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무엇보다 그게 제일 힘들었던 거 같다”고 의외의 고민을 털어놨다.
타나용의 이번 출연은 일본 영화 ‘어둠의 아이들’에 출연한 그의 모습을 본 이정범 감독의 섭외로 이뤄졌다. ‘어둠의 아이들’ 역시 태국을 배경으로 자행되는 인신매매와 불법 장기매매를 주제로 한 영화다.
“영화 내용상에 있어서 아이들을 매매하는 등 안좋은 부분도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고 감출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관객들에게 꾸밈없이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둠의 아이들’ 역시 그런 부분을 다뤘는데 너무 속상하게 생각한다. 그런 일을 자행하는 킬러로 나오지만 앞으로 아이들 매매에 관한 사회문제에 있어 도울 부분이 있다면 돕고 싶다.”
수많은 킬러 전문(?) 한국 배우들을 제치고 태국의 타나용이 ‘아저씨’에 출연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타나용의 말을 빌리자면 그것은 ‘눈빛의 강렬함’ 때문이다. 타나용은 “이정범 감독이 내 눈빛이 마음에 든다고 했다. 선과 악이 공존하는 눈빛”이라고 설명했다.
타나용의 눈빛뿐만 아니라 ‘아저씨’ 속 람로완이란 인물 역시 선과 악이 공존한다. 사람을 죽이는 킬러지만, 꼬마 소민을 살려주고 원빈과 일대일 대결도 마다하지 않는다. 결국 원빈에 의해 죽임을 당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을까.
“죽음이 아쉽다기보다 람로완 캐릭터가 무술을 워낙 좋아하기 때문에 태식과의 대결 자체가 기뻤을 것이다. 나 역시 마지막 대결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감독과 배우 모두 심혈을 기울인 장면이다. 온 몸이 성한 곳이 없을 정도로 다쳤지만, 좋은 장면이 나온 것 같아 기쁘다.”
언어가 통하지 않는 외국 배우로서 분명 한계가 있겠지만, 타나용은 계속 한국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고 했다.
“다음 작품을 기다리고 있다”는 타나용은 “태국에서 한국의 작품이 인기를 끌면서 한국어를 배우고 관광을 오고, 그 반대 역시 가능하다면 문화의 교류차원에서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개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계점보다 순기능이 더 많을 것”이라며 욕심 많은 모습을 보였다.
“눈빛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 모든 배우가 그럴 테지만, 네모난 사각 프레임 안에서 가장 많은 것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은 눈빛이다. 눈빛에 많은 것을 드러내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것이 배우 타나용의 꿈이자 바람이다.
bongjy@osen.co.kr
<사진> 딜라이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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