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앞두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던 극장가에 서서히 승자와 패자가 갈리고 있다.
그 중 유독 스크린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며 ‘스크린 징크스’라고 까지 불렸던 송승헌과 김태희가 상반된 결과를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송승헌이 주진모, 김강우, 조한선과 함께 주연을 맡은 ‘무적자’는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20일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 통합전산망의 집계에 따르면, 9월 16일 개봉한 영화 ‘무적자’는 17일부터 19일까지 30만 9831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할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 ‘레지던트 이블4:끝나지 않는 전쟁 3D’를 꺾고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누적관객수는 37만 7336명.

엇갈린 형제의 가슴 먹먹한 이야기를 담아낸 감동 액션 블록버스터 ‘무적자’는 홍콩 액션 느와르 ‘영웅본색’을 원작으로 ‘파이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송해성 감독이 연출을 맡아 서로 다른 길을 걸어야만 했던 형제의 드라마를 가슴 절절하게 담아냈다.
여기에 각 캐릭터에 완벽하게 몰입한 스타배우 송승헌을 비롯 주진모, 김강우, 조한선의 연기가 어우러져 강렬한 연기 변신을 선보여 호평을 얻고 있다.
특히 ‘무적자’의 흥행으로 송승헌의 스크린 점령에 청신호를 밝혔다. 지난 1999년 김희선과 주연을 맡은 영화 ‘카라’로 스크린에 발을 들여놓은 송승헌은 그 후 ‘일단 뛰어’ ‘빙우’ ‘그놈은 멋있었다’ 등에 출연했다. 군 제대 후 절친 권상우와 영화 ‘숙명’에 출연했지만, 이 역시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드라마 ‘가을동화’를 비롯 ‘해피투게더’ ‘여름향기’, 지난해 ‘에덴의 동쪽’까지 시청률 40%를 넘긴 인기작들을 다수 배출했던 것과 달리 유독 스크린에서는 약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번 영화 ‘무적자’로 우선 체면치레는 한 셈이다.
반면 김태희는 여전히 ‘스크린 징크스’를 깨지 못한 모습이다. 김태희는 ‘무적자’와 같은 날 개봉한 ‘그랑프리’에서 양동근과 함께 주연을 맡았다. ‘그랑프리’는 사고로 말을 잃고 좌절에 빠진 기수 서주희(김태희 분)가 새로운 경주마 탐라와 자신을 이해해주는 단 한 사람 이우석(양동근 분)과 함께 여기수 최초 그랑프리 우승에 도전하는 내용을 그린 감동 드라마이다.
극중에서 김태희는 열혈 기수 서주희 역할을 맡아 말을 잃고 좌절하면서도 자신의 꿈, 말에 대한 숨길 수 없는 무한한 애정으로 다시 그랑프리에 도전하게 되는 인물을 연기했다. 특히 김태희는 ‘그랑프리’를 통해 이전보다 털털하고 한층 더 자연스러운 연기로 호평을 얻어냈다.
그러나 스코어는 그리 좋지 못하다. 17일부터 19일까지 4만 8696명의 관객을 동원한 ‘그랑프리’는 주말박스오피스 9위를 차지하면서 신통치 않은 모습을 보였다.
2006년 정우성과 주연을 맡은 영화 ‘중천’, 2007년 영화 ‘싸움’에 이어 세 번째로 스크린 주연에 나선 김태희는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그랑프리’ 역시 흥행의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
지난해 이병헌과 함께 주연을 맡은 드라마 ‘아이리스’에서 시청률 40%를 넘기며 흥행에 성공한 동시에 그동안 꼬리표처럼 따라다닌 연기력 논란을 잠재운 김태희는 이번 영화로 큰 기대를 모은 것은 사실이다.
‘스크린 징크스’에 시달렸던 두 배우 송승헌과 김태희 중 마지막에 웃는 자가 누가 될지 추석 연휴 관객들의 손에 달려있다.
bong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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