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들이 각종 ‘설’들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일방적인 주장이 고스란히 기사화, 확대 재생산되면서 웃지 못할 해프닝에서부터 각종 심각한 소송까지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 매번 온라인에서의 여론 형성 과정에 문제가 있음이 지적되지만 뾰족한 해결 방법은 논의되고 있지 않은 상태다.
지난 20일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것은 일명 ‘MC몽 예언’ 동영상. 빅뱅의 탑이 올해 초 공개한 ‘턴 잇 업(Turn it up)’ 뮤직비디오에 원숭이와 틀니가 등장한다며 일부 네티즌들이 해당 뮤직비디오와 ‘MC몽 사건’을 연결시키자, 이는 곧바로 기사화 돼버렸다. 네티즌의 ‘작은 발견’이 금방 ‘의혹’이 돼 버린 것.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말도 안되는 얘기"라며 의혹을 일축했지만, 온라인 상에선 이미 탑이 검색어 순위 상위권을 휩쓸던 참이었다. 소속사가 아무리 아니라고 해봐야, 이미 '의혹'은 널리 퍼진 상태. 누군가가 ‘그런 것 같다’고 하면, 와글와글 이슈가 먼저 되고 기정사실화되는 현재 연예계 온라인 여론 형성 과정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케이스다.
가수 윤건은 지난 19일 지인들로부터 황당한 질문을 받았다. 트위터에 올렸던 글을 뒤늦게게 지운 일이 있느냐는 것. 그는 지난 18일 엠넷 ‘슈퍼스타K’를 보고 감동을 받아 트위터를 통해 출연자 장재인에 대해 소름이 끼쳤다며 극찬했는데, 일부 매체들은 윤건이 이 글을 삭제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글을 지운 바 없던 윤건으로서는 황당한 사건이었다.
설사 윤건이 트위터 글을 지웠다 하더라도 이 사안이 ‘의혹’을 제기할 만한 일이었는지도 의문이다. 인터넷 여론과 타 매체의 기사를 자극적으로 부풀리고 재생산하는 일부 매체들의 연이은 보도가 낳은 촌극이었다.
인터넷이 한 연예인에게 얼마나 치명적일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는 최근 가요계 가장 큰 스캔들로 꼽히는 태진아-최희진 사건이다. 평소 언론과 별 접촉이 없었던 작사가 최희진이 이렇게 큰 일을 벌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미니홈피 덕분이었다. 그는 미니홈피를 통해 각종 자극적인 단어들을 쏟아냈고, 이는 실시간으로 기사화됐다. 변호사를 선임해 공식입장을 전하던 태진아는 사건 초반, 미니홈피를 통해 즉각즉각 반응하는 최희진에게 여론 공세에서 상당히 밀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최희진은 미니홈피를 통해 ‘주장’을 했을 뿐, 결정적인 증거를 대진 않았다. 진실이야 어떻든 간에, 어느 한 쪽이 결정적인 증거를 대지 않고도, 가수 한 명의 이미지를 크게 쥐락펴락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결국 이 사건은 태진아가 최희진을 명예훼손으로 형사 고소하면서 법의 심판을 기다리게 됐다.
이같은 일들을 바라보는 연예관계자들의 심정은 복잡하다. 잘만 활용하면 팬들과의 직접 소통과 홍보의 장이 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이 순식간에 ‘얼굴’을 바꿀 수 있기 때문.
미니홈피, 트위터, 블로그 등이 1인 매체 역할을 하면서 루머가 쉽게 퍼지고 금방 확대재생산되는 데에다 매체들의 경쟁적인 보도가 뒤따르면서, 이에 제대로 대응하기도 쉽지 않다. 또 우선 무엇이든 부정적인 방향으로 길게 자라는 루머 특성상, 대응을 하기도 전에 손해를 보는 일도 꽤 많다. 연예관계자들은 대안이 필요한데, 어떻게 논의를 시작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며 답답해 하고 있다.
ri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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