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드라마의 명작으로 꼽히는 '부활'의 주인공 엄태웅이 올 추석 스크린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그동안 출연했던 TV 드라마들에서 불패 신화를 썼던 것과 달리 스크린에서 부침이 심했던 그가 로맨틱 코미디 '시라노; 연애조작단'으로 대박 흥행을 노리는 중이다.
'시라노'는 당초 올 추석영화 리스트에서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던 작품이다. 하정우 김윤석의 '추격자' 이후 온통 한국영화 화제작이 스릴러 장르에 집중되면서 로맨틱 코미디 장르가 홀대를 받았던 게 그 이유다.
그러나 시사회를 거치면서 '시라노'는 다른 추석 개봉작들과 차별화된 노선을 걷고 있다. 설경구 이정진의 '해결사'와 송승헌 주진모 이강우 조한선의 '무적자' 등 블록버스터급 액션영화들이 악평에 시달린 반면에 '시라노'에는 '재밌다' '신선하다'는 탄성들이 쏟아지기 시작한 것.

추석 연휴의 시작과 함께 레이스가 시작되면서 '시라노'는 입소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시작은 '무적자' '레지던트이블 4' 등에 밀려 3위로 출발했지만 그 차는 박빙이었고 결국 하루만에 전세를 완전히 뒤집었다. 20일부터 선두로 나선데다 미래 흥행의 척도인 예매율 에서는 더욱 멀리 달아나는 중이다. '시라노'는 결국 입소문이 본격적인 힘을 발휘할 연휴 후반과 개봉 2주차부터 본격적인 흥행이 예상되며 그 중심에 엄태웅이 우뚝 서 있다.
엄태웅은 드라마 ‘쾌걸 춘향(2005)’의 변학도 역으로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선보인 후 '부활', '늑대', '천국보다 낯선' '마왕' 그리고 지난해 '선덕여왕' 김유신 역 등으로 자신의 독특한 캐릭터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가을에는 '닥터 챔프' 이도욱 역으로 자신의 명성을 이어갈 참이다.
탄탄대로를 걸은 방송 드라마와 달리 엄태웅의 영화 쪽 행보는 그렇게 순탄치 못했다. 가장 최근에는 많은 제작비를 들인 '차우'가 흥행에 실패했고 '핸드폰' '님은 먼곳에' 등도 기대에 못미쳤다. 여자 핸드볼 대표팀 감독 역으로 출연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깜짝 흥행에 성공했지만 이 영화에서 그는 조연에 그쳤다.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시라노'에 쏠리는 관객 반응이 벌써부터 심상치않은 까닭이다. 로맨틱 코미디의 가볍고 발랄한 코미디 역에 나선 엄태응의 연기에 쏠리는 관심과 반응도 수준 이상이다.
'시라노'는 사랑에 애닳고 지친 연애 몸치들이 전문 연애조작잔에 연인과의 인연을 의뢰해 좌충우돌 러브스토리를 만들어가는 게 기본 줄거리. 다채로운 사랑 이야기 속에서 엄태웅은 헐렁한 성격이지만 왠지 정에 끌리는 보통남자 병훈 역을 훌륭히 소화했고 그 뒤를 받치는 이민정 최다니엘 박신혜의 연기도 뛰어났다.
올 추석 스크린, 엄태웅이 부활한다.
mcgiw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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