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스크린에서 부진을 거듭하는 배우들이 있다. TV를 보는 시청자와 영화관을 찾는 관객들이 180도 상반되지 않을 진데, 왜 스크린에서만 고배를 마시는 것일까.
추석을 맞아 개봉한 영화들 중 유독 ‘스크린 징크스’를 뚫지 못하는 배우들이 있다. 바로 송승헌과 김태희. 브라운관에서 최고 인기를 구가하는 이들은 스크린에서 이름값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송승헌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16일 개봉한 ‘무적자’에서 주연을 맡았다. 홍콩 액션 느와르 ‘영웅본색’을 원작으로 한 영화 ‘무적자’는 서로 다른 길을 걸어야만 했던 엇갈린 형제의 이야기를 가슴 절절하게 담아냈다.

송승헌을 비롯 주진모, 김강우, 조한선 등 내로라하는 꽃미남들이 출연하는 영화 ‘무적자’는 같은 기간 개봉한 영화 중 1위를 달리며 선전 중이다. 송승헌을 이 영화를 계기로 ‘스크린 징크스’를 벗을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그동안 송승헌은 유독 스크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 1999년 김희선과 함께 영화 ‘카라’를 통해 스크린에 발을 들여놓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당대 최고의 하이틴 스타 커플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영화의 흥행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는 ‘일단 뛰어’ ‘빙우’ ‘그놈은 멋있었다’ 역시 마찬가지였다.
군에 제대해 송승헌은 드라마 ‘에덴의 동쪽’과 영화 ‘숙명’에 출연했지만, 영화에서는 흥행에 참패했다. 드라마 ‘에덴의 동쪽’을 통해 시청률 40%와 연말 연기대상까지 거머쥐었지만, ‘숙명’은 그 반대였다. 결국 ‘스크린 징크스’만 확인한 셈이었다.
김태희 역시 ‘여신’으로 각종 CF를 섭렵하며 최고의 여배우대접을 받고 있지만 어째 영화에서는 시들하다. 김태희는 정우성과 주연을 맡은 영화 ‘중천’을 시작으로 설경구와 영화 ‘싸움’에 출연했지만, 두 편 모두 흥행과 평가 면에서 실패했다.
그런 김태희가 올 추석을 맞아 갓 제대한 양동근과 함께 영화 ‘그랑프리’로 세 번째 스크린 도전에 나섰다. 극 중 열혈 기수 서주희 역을 맡은 김태희는 말을 잃고 좌절하면서도 자신의 꿈과 말에 대한 무한한 애정으로 다시 그랑프리에 도전하는 인물을 연기했다.
전작에 비해 훨씬 안정되고 눈에 띄는 연기를 펼쳤지만 영화의 스코어는 그리 높지 않다. ‘그랑프리’는 현재 상영 중인 영화 중 박스오피스 9위를 달리며 부진하고 있다.
지난해 이병헌과 함께 주연을 맡은 드라마 ‘아이리스’를 통해 시청률 40%돌파와 데뷔 이래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연기력 논란을 걷어낸 김태희다. 그런 만큼 이번 영화를 통해 배우로서 자리를 굳히길 바랐지만 역시 쉽지 않았다.
엄태웅 역시 드라마보다 영화에 약한 케이스였지만 올 추석 '시라노 연애조작단'으로 완벽하게 부활했다. 엄태웅은 ‘님은 먼곳에’ ‘이리’ ‘핸드폰’ ‘차우’ 등의 영화에서 주연으로 나섰지만, 이렇다 할 대표작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러나 이에 반해 엄태웅은 지난해 MBC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김유신 역을 맡으면서 드라마가 시청률 40%를 넘기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그러나 엄태웅은 추석을 맞아 개봉한 코맨틱 코미디 ‘시라노;연애조작단’을 통해 새로운 역사를 쓸 기세다. ‘시라노;연애조작단’은 추석을 맞아 개봉한 영화들 중 관객들의 가장 높은 호평을 얻고 있는데다 지난 20일에는 액션영화 ‘무적자’와 ‘레지던트 이블4:끝나지 않은 전쟁 3D’를 꺾고 일일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엄태웅은 ‘시라노;연애조작단’을 통해 다른 사람의 사랑을 대신 이뤄주는 시라노 에이전시의 대표 병훈 역을 맡아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했다. 의뢰인의 타깃녀가 과거 자신의 연인임을 알게된 후 고민하는 모습은 코믹함과 동시에 애절함이 묻어났다.
bong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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