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구속을 되찾은 '영원한 에이스' 배영수(29, 삼성 투수)는 "이제 내 팔 같다는 생각이 확 든다"고 미소를 지었다. 배영수는 지난 2007년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뒤 직구 최고 140km 안팎으로 떨어졌지만 끊임없는 노력 속에 최근 140km 중후반까지 끌어 올렸다.
배영수는 21일 대구 LG전에 앞서 "그 전에는 뭔가 찜찜한 느낌이 되게 많았는데 어느 순간에 싹 사라졌다. 신기하다. 무엇보다 내가 공을 던지는 자체가 정말 재미있고 행복하다"며 "이제 손끝에 걸린다는 느낌이 든다. 속된 말로 공을 밀다가 때리는 맛이 생겼다. 그만큼 던지기 수월하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은 그의 구속 회복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봤다. 그럴수록 배영수는 독기를 품었다. 아직도 가슴 한 켠에 한이 맺힌 듯 했다. "사람들이 하나같이 140km 이상 던지지 못한다고 공언했다. 일단 난 뭔가 보여줬다. 정말 힘들었고 스트레스가 심했다. 모든 사람들이 안된다고 말했지만 난 뭔가 보여줬다. 그게 나 자신에게 가장 뿌듯하다. 더 강한 모습을 보여줄 자신이 있다".

배영수는 2년간 고전했지만 자신감을 되찾게 돼 흐뭇하단다. "투수로서 완급 조절이라는 것을 배우기 위해 2년간 고생했는데 내게 많은 도움이 됐다. 올 시즌 내게 정말 중요한 한 해라고 생각했는데 모든 부분이 맞아 떨어진다. 구속을 되찾은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감을 되찾은게 가장 큰 소득이다".

무엇보다 2년간의 아픔을 통해 완급 조절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 "투수로서 가장 중요한게 컨트롤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뼈져리게 느꼈다. 150km를 던지든 110km를 던지든 컨트롤만 있으면 연타를 맞지 않는다. 그게 정말 중요하다. 힘으로 상대하다보면 언젠가 분명히 스피드가 떨어지고 그 벽에 부딪히면 굉장히 힘들다. 나는 일찍 경험했다고 본다. 힘으로도 승부해보고 기교로도 맞붙었다. 나 같은 케이스는 드물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진행형이지만 내게 큰 재산이다. 언젠가 나이가 들면 스피드가 떨어질텐데 대처 방법을 터특했다. 그만큼 야구를 오래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겠냐".
2005, 2006년 삼성의 2년 연속 우승을 이끈 배영수는 포스트시즌에 대한 각오가 남다르다. "후반기 들어 가장 큰 소득은 자신감"이라고 표현한 배영수는 "스피드에 대한 자신감과 컨트롤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 일구일혼이라고 표현하는데 그걸 새삼 느끼게 된 계기가 있었다. 점점 좋아지지만 공 하나에 따라 상황이 어떻게 달라질지 모른다. 그런 깨달음을 얻게 돼 중요하다"며 "포스트시즌에 뭔가 보여줘야 할 시기가 됐다. 여러 부분에서 타이밍이 잘 맞아 떨어진다. 기대에 부응하는 것보다 스스로 자신감이 든다. 그게 가장 중요한게 아니겠냐"고 말했다.
배영수는 "언젠가 기사를 통해 '배영수의 야구 열정은 스피드건에 찍히지 않는다'는 글귀를 본 적이 있다. 누구나 가슴 속에 열정이 있다가 식어버리면 다시 달아오르는데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나 역시 열정을 되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독설이 열정을 불지피는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인터뷰를 마무리지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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