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호야, 내년에 한판 붙자".
지난해 홈런왕 KIA 타이거즈 '해결사' 김상현(30)이 올 시즌 홈런왕이 유력한 이대호(28)의 맹타에 "정말 잘 친다"며 엄지 손가락을 추켜 세우며 칭찬을 아까지 않았다. 그러면서 김상현은 내년에 '홈런왕 VS 홈런왕'으로서 맞대결을 예고했다.
김상현은 "올 해 무릎 부상 가운데서도 홈런 21개를 쳤는데도 좀 아쉽고 찜찜하다"며 "지난해 36개를 어떻게 쳤나 싶기도 하면서 부상만 없었다면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든다"며 올 시즌을 돌이켰다.

김상현은 지난 시즌 초 LG에서 KIA로 이적하며 121경기에 출장해 3할1푼5리의 타율에 141안타 36홈런 127타점 장타율 6할3푼2리를 기록했다. 홈런왕, 타점왕, 정규시즌 최우수상(MVP), 골든글러브 등을 수상한 김상현의 맹활약 덕분에 KIA는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며 'V10'을 이룩할 수 있었다. 데뷔 10년만에 무명에서 신데렐라로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김상현은 시즌 초 무릎 수술을 받으며 정상적인 몸을 만들지 못해 22일 현재 올해 78경기에 출장 2할1푼8리의 타율에 62안타 21홈런 53타점을 기록 중이다. 홈런 숫자가 급감하며 트레이드 마크였던 장타율도 4할6푼3리에 그쳤다.
하지만 8월에는 24경기에서 2할6푼1리의 타율에 10홈런 22타점 장타율 6할9리로 지난해 홈런왕 면모를 과시했다. 특히 62안타 가운데 홈런이 21개라는 점에서 역시 김상현이라는 말이 나온다.
올해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이대호는 올 시즌 127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6푼4리에 174안타 44홈런 133타점 99득점 장타율 6할6푼7리 출루율 4할4푼4리 등 공격 7개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김상현의 '크레이지모드'를 뛰어넘는 수치다.
이대호의 맹활약 덕분에 롯데는 3년연속 4강에 진출했다. 이대호의 요술 방망이가 아니었다면 4강은 쉽지 않았다는 평가다. 이로 인해 이대호는 정규시즌 MVP와 골든글러브 수상도 유력하다.
이대호의 능력에 박수를 보낸 김상현은 "나와 (이)대호는 스타일이 조금 다르다. 이대호는 정교하면서 파워까지 있다. 나는 정교함은 떨어진 반면 홈런을 많이 치는 스윙을 한다"고 설명한 뒤 "이번 겨울에 무릎 재활 잘 해서 내년에는 올 해 못한 것까지 할 것"이라며 부활을 다짐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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