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룡, "빈털터리였을 때 날 믿어준 우리 집사람 가장 큰 힘" [인터뷰]
OSEN 조경이 기자
발행 2010.09.23 07: 46

배우 류승룡(40)이 “빈털터리 연극쟁이였을 때 나를 믿어준 우리 집사람이다”라며 지금까지 연기자의 길을 걸어오는데 가장 큰 힘을 줬든 사람으로 아내를 꼽았다.
서울예대 연극과를 졸업하고 숱한 해를 연극 무대에서 땀을 흘렸던 류승룡, 그가 장진 감독의 영화 ‘아는 여자’로 2004년 충무로에 입성해 올해로 6년째. 이제 그가 출연하지 않는 영화에는 뭔가 아쉬움이 남을 정도로 류승룡은 충무로의 연기파 배우로 입지를 확실히 다졌다.  
지난해 영화 ‘7급 공무원’ ‘불신지옥’ ‘시크릿’ 등 코믹과 스릴러를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에서 그의 존재감을 확인시켰고 올해는 영화 ‘베스트셀러’에 이어 앞으로 선을 보일 영화만 무려 6작품이다.

현재 촬영에 한창인 영화로 ‘7광구’ ‘퀵’ ‘평양성’ ‘글러브’ ‘아이들’이고 이미 지난해 촬영을 마쳐 올 하반기에 선을 보일 작품으로 이요원 김동욱과 함께 주연을 맡은 영화 ‘된장’이 기다리고 있다. 
쟁쟁한 감독(강우석, 이준익, 윤제균, 이규만 감독 등)과 블록버스터급의 대작(‘7광구’, ‘퀵’)에 연이어 캐스팅돼 촬영을 하는 류승룡에게 전성기가 왔다고 충무로 관계자들이 한 입을 모으고 있다. 지금도 많은 작품에 참여하고 있지만 많은 시나리오가 류승룡의 답을 기다리고 있다. 인터뷰를 하는 중간 중간에도 밀려드는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는 류승룡이다.     
지금까지 연기자의 길을 걸어오는데 가장 큰 힘을 줬던 이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류승룡은 “저를 믿어주는 우리 집사람. 빈털터리 연극쟁이였을 때, 너무 어려웠었다. 그때 저를 믿고 따라와 준 우리 집사람에게 감사하다. 또 그리고 영화에 첫 발을 딛게 해준 장진 감독에게 감사하고 최초에는 배우의 길을 허락해주신 부모님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연기파 배우로서 충무로에서는 ‘류승룡 대세론’에는 이견이 없었지만 대중성에 있어서는 다소 부족했던 것이 사실. 그나마도 지난해 이민호 손예진 주연의 드라마 ‘개인의 취향’에서 명품 게이 연기를 맛깔나게 선보이며 시청자들에게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
영화 ‘퀴즈왕’의 시사회에 류승룡의 팬클럽이 떡을 준비해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하이틴 스타들이 주연을 맡은 시사회장을 방불케 하는 류승룡 팬클럽의 열성에 모두 입을 다물지 못한 것. 여기에 류승룡 팬클럽은 동료 배우들의 도시락까지 준비해 부러운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배우 류승룡 그와 함께’라는 팬클럽이 있다. 팬들이 약 1700여 명 정도 된다. 어떻게 보면 친인척들이나 회사에서도 못해주는 부분을 그렇게 미리 공지도 없이 깜짝 이벤트로 해줘서 너무 고마웠다. 기자 분들을 위한 떡 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 스태프를 도시락까지 해줘서 너무 놀랍고 감사했다. 5명이 월차까지 써서 준비했다고 하는데 너무 감사했다.”
“5년 전부터 꾸준하게 소통하는 친구들이다. 정말 저의 작품을 처음부터 다 본친구들. 요즘들어 생긴 팬들은 ‘개인의 취향’ 이후에 그 작품을 본 팬들이다. ‘어 이배우가 이전에 뭐했을까’하고 지금 공부하는 팬들이다(웃음)” 
이번 추석 연휴에 류승룡은 영화 ‘퀴즈왕’으로 관객들의 웃음보를 터트린다. 극중에서 장영남과 함께 부부로 호흡을 맞춘다. 도박에 손을 뗄 수 없는 인간이지만 다른 한편 자신의 아내한테는 꼼짝없이 잡혀 사는 평범한 가장을 연기하며 우여곡절 속에 인생역전, 대박을 노리며 퀴즈왕에 도전하게 된다.  
“일단 코미디는 내가 즐거워야 하니까 현장도 그렇고 집에서도 그렇고 즐겁게 촬영을 한다. 여러 가지 환경적으로 편할 수 있는 게 코미디이니까 작업을 할 때 즐겁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악역이나 그런 캐릭터는 힘을 줘야 하는 부분이 커서 그 만큼 정신적인 부분에서 감정의 노동을 더 하게 된다.”
“‘퀴즈왕’은 장진 감독과 12번째 작품이다. 장진 감독은 평소에 삶이 굉장히 긍정적이고  머리 회전이 빠르다. 소소한 것까지 사람들을 챙기는 사람이다. 선후배, 선생님들까지 챙기고 아주 어린 중학생 배우들까지 친구처럼 챙기는 사람이다. 그리고 사회랑 소통하려고 하고 한다. 이번 작품에서도 장진 감독 특유의 일상에서 나오는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많이 담겨 있다.”  
장영남과는 영화 ‘퀴즈왕’ 뿐만 아니라 영화 ‘거룩한 계보’ ‘박수칠 때 떠나라’ ‘굿모닝 프레지던트’ 등에 연이어 함께 출연하며 호흡을 맞췄다.
“영화 뿐만 아니라 연극도 함께 많이 했기 때문에 제가 공을 세게 던지면 멀리서 딱 그 공을 받아주고 제가 살살 던지면 앞에서 살살 받아주고 유일하게 공의 강약을 주고받는 기분 좋음을 느끼게 하는 배우이다.”
“사람 참 좋고 아름다운 여인이다. 정말 아름다운 배우이고 대학로에서는 티켓파워 1위이다. 영화에서는 아직 그 동안 그려졌던 장영남의 검증된 크기의 배역만 자꾸 들어오는데 정말 연극무대에서처럼 막 놀 수 있는 배역이 한번 가면 정말 지금보다 크게 주목받을 것 같다. 누군가 선구안을 가지고 영남씨를 위한 영화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류승룡 뿐만 아니라 요즘 충무로는 연기파 배우들의 전성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 ‘방자전’ ‘해결사’의 오달수, 영화 ‘아저씨’로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 낸 김희원, 영화 ‘똥파리’ 이후 영화 ‘심야의 FM’ '황해' ‘부당거래’ 등의 작품에 연이어 캐스팅된 정만식 등이 그러하다.
“소화할 수 있고 감당할 수 있는 각자의 몫이 있는 것 같다. 경쟁자라고 생각하지 않고 동료라고 생각을 한다. 축구 선수들이 각 구단에서 각자 기발하게 축구를 다 하고 있다. 어느 팀에서 축구를 다 열심히 하고 있다. 마찬가지인 것 같다. 각자의 그라운드에서 자신이 더 잘할 수 있는 장르나 캐릭터로 열심히 뛸 뿐이다.”
류승룡은 마지막으로 “유행이나 시류에 휘둘리는 편은 아니다. 과거에도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휘둘리지 않고 흔들리지 않고 까불지 않고 들뜨지 말고 그렇게 계속 연기를 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crystal@osen.co.kr
<사진> 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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