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 전쟁이 점입가경이다. 케이블 채널 Mnet '슈퍼스타K'가 큰 인기를 끌면서 너도나도 이와 비슷한 포맷을 방송에 적용하고 있다.
이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MBC가 야심차게 기획 중인 ‘스타 오디션 위대한 탄생’(가제)이다. MBC 판 ‘슈퍼스타K’로 불리는 이 프로그램은 글로벌 신인 가수를 발굴하겠다는 취지 아래 생겨나 본격적인 시작을 앞두고 있다.
이 같은 MBC의 새 프로그램 제작 방침에 대해 케이블 관계자들은 걱정 반 기대 반인 상황이다. 케이블 방송이라는 특성상 지상파와 경쟁 자체가 불가능할 뿐더러 인력과 제작비 역시 지상파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르게 열악하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시작부터 경쟁이 되지 않는 게임이다. 힘들게 히트작을 만들어 놓았더니 허탈하다”고 씁쓸해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케이블 방송은 지상파 프로그램의 아류 혹은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방송이란 오명을 피할 수 없었다. 케이블의 위상이 이만큼 성장했구나 하는 것을 다시금 느낀다”고 밝혔다.
‘슈퍼스타K’ 따라잡기가 계속되는 까닭은 그만큼 큰 인기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슈퍼스타K’는 방송 시작부터 현재까지 케이블 사상 유례가 없는 시청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해 방송된 시즌 1 마지막 회가 AGB 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 기준 시청률 8.47%로 화려하게 대미를 장식한 데 이어 시즌 2의 경우 방송 6회 만에 최고시청률을 경신했다.
본격적인 결선 경쟁에 들어간 ‘슈퍼스타K 2’ 17일 방송분은 14%까지 치솟으며 그 위력을 입증한 바 있다. 14%라는 시청률은 지상파로 따지자면 40%가 넘는 수준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김그림, 이보람, 김소정 등 열 한 명의 후보 중 세 명이나 탈락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슈퍼스타K 2’의 화제성은 비단 시청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시청자들 사이에서 탈락자와 합격자 개개인의 분석이 이뤄지고, 후보들의 개인사가 파헤쳐지는 한편 이미 뚜렷한 팬 층을 확보한 이들이 스타 못지않은 인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슈퍼스타K 2’ 제작진은 MBC 판 ‘슈퍼스타K’가 생긴다 하더라도 크게 신경 쓰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 제작 관계자는 “애초 오디션 프로그램을 기획했던 이유 자체가 가수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싶다는 바람 때문이었다. (여러 프로그램 등을 통해) 대형 기획사 위주의 가요계에서 능력 있는 친구들이 많이 발굴된다면 좋을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오디션 프로그램은 결국 리얼리티를 강조할 수밖에 없는데 케이블은 지상파에 비해 시간적 여유도 많고 제한도 적다. 이런 부분에서 충분히 승산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 같은 방송사의 자신감에는 또 다른 실질적인 이유도 존재한다. Mnet이 음악 회사인 만큼 사후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가수로 데뷔시킨 이후에도 후보들을 지원하고 있어 오디션 참가자 입장에서는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된다.
이와 더불어 제작진의 가수화도 ‘슈퍼스타K’ 차별화에 한 몫 한다는 게 관계자의 말이다. 매번 만나는 사람들이 가수나 가요계 관계자이다 보니 다른 방송사 제작진에 비해 이들의 고충이나 생각을 많이 듣고 프로그램에 접목할 수 있다.
그동안 방송 3사에서는 MBC ‘악동클럽’, SBS ‘영재육성 프로젝트’, KBS ‘서바이벌 스타오디션’ 등 다양한 스타 발굴 프로그램을 만들어 방송해왔다. 그렇지만 이렇다 할 히트작은 나오지 않았다.
‘악동클럽’은 방송 당시 화제는 모았으나 정작 데뷔한 신인 그룹의 성과는 좋지 않았고, ‘영재육성 프로젝트’는 원더걸스 선예, 2AM 조권 등을 배출하긴 했지만 프로그램 덕분이 아니라 몇 년 간의 기획사 트레이닝을 거친 경우다. 즉, 지금까지 방송사의 오디션 프로그램은 여러 화제성에도 불구, 성공한 적이 없었던 셈이다. 이런 이유로 이번 MBC의 ‘스타 오디션 위대한 탄생’이 어떠한 결과를 낼 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린다.
종영까지 단 5회 분을 남겨둔 ‘슈퍼스타K 2’는 종영 이후 조만간 시즌 3 기획에 착수할 예정이다. MBC 판 ‘슈퍼스타K’와 원조 ‘슈퍼스타K’의 대격돌, 승자는 과연 누가 될까.
rosec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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