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을 넘는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일대 ‘케이블 혁명’을 일으킨 Mnet '슈퍼스타K2'의 성공 이유는 무엇보다도 요즘 시청자들이 갈망하는 ‘깨알 같은 재미’를 선사한다는 데 있다. 물론 ‘아메리칸 아이돌’이라는 전신이 있기는 하지만, ‘한국판’이라는 타이틀로 리얼과 허구를 오가는 비슷비슷한 타 리얼리티 프로그램들과는 차별되는 음악 전문 ‘리얼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되는 것에 성공했다.
이 프로그램의 깨알 재미 중 하나는 크게 ‘스타성 VS 음악성’의 게임이란 것에 있다. 참가자들은 거칠게 스타성과 음악성이란 잣대로 나눌 수 있다. ‘거칠게’라는 표현을 쓴 것은, 스타성이 있는 후보가 음악성이 없다는 의미가 아니라, 보다 강점의 부분에 무게를 둔 데에 있다.
스타성을 대표하는 심사위원은 가수 박진영이고, 그렇기에 지난 주 방송에서 후보 이보람, 김소정, 김그림이 탈락했을 당시 박진영의 부재는 일부 시청자들에게 아쉬움을 주기도 했다. 특히 이보람과 김소정은 보컬 보다는 비주적 재미가 있는 댄스 분야에서 감각을 보인 후보로 꼽혔었다.
남은 후보들 중에서 절친 관계 존박과 허각이 대표적으로 '스타성 VS 음악성'의 게임이다.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 존박은 중저음의 보이스가 매력적이나 음역이 너무 좁고, 듣는 이에게 쉽게 감동을 주지 못한다. 하지만 ‘보는 이’에게 인상을 남긴다. 조금만 가다듬으면 가수로 바로 데뷔하기에도 손색없는 비주얼을 갖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허각은 심사위원들이 말하듯 노래에 선천적으로 타고난 재능을 갖고 있다. 하지만 비주얼 측면에서 보다 마니아적인 느낌을 풍긴다. 둘은 실제로 미션 중 하나로 라이벌 듀엣 대결 구도를 갖기도 했으며, 기대치가 다른 탓에 쉽게 승리를 가늠할 수 없다는 스릴감을 안긴다.
기타를 들고 노래하는 장재인과 김지수의 경우도 비슷하다. 하지만 장재인은 음악성 외에도 독특한 매력으로 스타성의 가능성도 갖고 있기에 현재 우승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우후죽순 쏟아지는 비슷비슷한 아이돌 그룹에 ‘질린’ 대중에게 '음악성을 지닌 슈퍼스타'에 대한 목마름 역시 이 프로그램이 지닌 장점이자 진정성이다.
또 다른 하나는 시청자들의 권력 게임이다. 일반인에서 스타로, 조금씩 가다듬고 실력을 쌓아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마치 신인을 발굴해서 키우는 가요 제작자가 된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이는 이 프로그램에 ‘시청자 참여’에 최고 퍼센테이지를 부여하기에 가능하다.
개성과 재능이 다른 여러 명 중에 자신이 선호하는 후보를 뽑는 것은, 본인과 취향이 다른 시청자의 싸움이다. 즉 시청자 스스로의 손으로 항상 우월한 존재였던 ‘스타’를 가려내는 권력 행사이자, 자신이 ‘미는’ 후보를 ‘당선’ 시키는 이 싸움은 일반 대중에게 흥분과 스릴감을 느끼게 하는 새로운 권력 게임이 아닐 수 없다.
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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