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아예 마음 비웠다" 선동렬 감독의 진심일까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0.09.24 13: 01

선동렬 삼성 라이온즈 감독의 올 시즌 화두는 무욕(無慾). 선 감독은 시즌 내내 "5할 승률만 하면 좋겠다" 또는 "1위는 생각하지도 않는다. 2위만 하면 대만족"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페넌트레이스 2위로 마쳤지만 선 감독의 무욕은 포스트시즌에서도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 23일 오후 대구구장에서 만난 선 감독은 "올 시즌 아예 마음을 비웠다. 젊은 선수들이 경험을 쌓는게 중요하다"며 "잘 해주면 좋고 못하면 그만이다. 마음 편히 보너스 경기한다는 자세로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단 관계자 또는 팬들이 들으면 섭섭할 법도 하다. 그러나 선 감독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단기전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 거의 없다. 배영수(투수), 진갑용(포수), 박진만(내야수), 박한이(외야수)에 불과하다"며 "항상 이야기하지만 젊은 선수들에게 부담을 줘봤자 제 실력 이상 나오지 않는다. 한국시리즈에 갈 수 있다면 좋겠지만 편하게 하라고 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젊은 선수들이 단기전 경험을 쌓는게 중요하다"는 선 감독의 의도는 선수들이 부담감을 떨쳐내고 마음껏 즐기라는 배려라고 볼 수 있다. 올 시즌 12명의 투수로 마운드를 꾸린 삼성은 포스트시즌에 투수 대신 야수 1명을 보강할 전망이다. 젊은 선수들의 단기전 경험 축적과 기동력 극대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복안이다.
선 감독은 "단기전은 정규 시즌과 달리 선수를 많이 바꿔야 하고 한 경기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몇 점 뒤진 상황에서도 끝까지 붙어봐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 상황에 따라 대타, 대수비, 대주자 등 야수들이 많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경험이 부족한 젊은 선수들이 두려움없이 패기로 맞붙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 선 감독은 "투수들이 스트라이크를 팍팍 꽂아넣고 야수들이 과감한 플레이를 펼치면 좋지. 그래도 패기보다 경험이 풍부한 선수가 낫다. 진갑용, 박진만같은 베테랑 선수들이 중심을 잡고 팀분위기를 이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 감독은 "마음 편히 보너스 경기한다는 자세로 임한다"고 밝히지만 속내는 다르다. 팀의 주축을 이룬 젊은 선수들이 부담을 떨쳐내고 최대한 즐길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게 선 감독의 진심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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