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대기록이 이뤄졌다.
'두산의 리드오프' 이종욱(30)이 5년 연속 30도루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종욱은 지난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넥센과의 시즌 최종전에서 3회 선두타자로 나와 좌전 안타로 출루한 뒤 2번 정수빈 타석에서 2루 도루에 성공하며 시즌 30호 도루를 달성했다. 이종욱의 5년 연속 30도루는 3가지 측면에서 더욱 빛난다. 오랜 세월 무명으로 보낸 설움을 극복하고, 뒤늦게 꾸준함을 과시하는 데다 높은 도루성공률까지 보였다는 점이다.
▲ 신고선수 출신

선린정보고 시절 청소년 대표로 활약한 이종욱은 1999년 2차 전체 16순위로 현대에 지명받았다. 영남대를 거쳐 2003년 현대에 입단했을 때만 하더라도 유망주로 촉망받았다. 그러나 심정수-전준호-클리프 브룸바로 이뤄진 현대의 두터운 외야진을 비집고 들어가지 못하며 1년 만에 상무에 입대했다. 그러나 2년 후 제대했을 때 그를 기다리고 있는 건 방출 통보였다. 하지만 고교 친구 손시헌의 손에 이끌려 두산에 테스트받고 신고선수로 입단했다. 20대 중반의 그였지만 신고선수 신분은 중요하지 않았다. 반전 드라마의 시작이었다.
▲ 꾸준함의 기록
신고선수에서 일약 주전 1번타자가 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특유의 허슬플레이로 1번 중견수 자리를 꿰찬 이종욱은 붙박이 주전 첫 해부터 51도루를 기록하며 당당히 도루왕에 올랐다. 2007~2008년 2년 연속으로 47도루로 이 부문 2위에 랭크되면서 두산 발야구의 선봉장으로 위력을 떨쳤다. 지난해에는 부상으로 82경기밖에 출장하지 못했지만 37도루를 마크하며 이 부문 4위에 이름을 올리는 투혼을 발휘했다. 올해도 이런저런 잔부상으로 고생이 많았지만, 기어이 30도루를 해내며 대도의 명성을 이어갔다. 이종범(1993~1997)-정수근(1996~2002)에 이어 역대 3번째 5년 연속 30도루로 김일권과 전준호도 해내지 못한 대기록이다.
▲ 높은 도루성공률
이종욱의 도루가 더욱 값진 건 도루성공률에서 찾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도루성공률은 최소 70%가 되어야 득이 된다고 한다. 이종욱은 70%를 넘어 80%가 넘는다. 지난 2006년 데뷔 후 5년간 도루 212개를 한 이종욱의 도루실패는 48차례뿐. 도루성공률이 무려 81.6%나 된다. 역대 프로야구에서 200도루 이상 기록하면서 80%가 넘는 도루성공률을 기록한 선수는 단 2명. 이종범(505개·82.0%) 박용택(217개·82.5%) 뿐이다. 이종욱은 불과 5년 만에 200도루를 넘으면서 80% 이상의 높은 도루성공률을 자랑한다. 도루를 위한 도루가 없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방출 통보 후 신고선수 입단이라는 설움을 이겨낸 이종욱이기에 그의 꾸준함과 효율성은 더욱 빛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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