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엎치락 뒤치락으로 불꽃이 튀었다. 서로 다른 구장에서 펼쳐졌지만 마치 한 그라운드에서 뛰는 것처럼 주거니 받거니 했다.
포스트시즌 진출팀들이 가려진 가운데 피날레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2010 시즌 프로야구 25일 경기선 도루 부문 개인 타이틀 경쟁이 최대 관심사였다. 주인공은 롯데 자이언츠 톱타자인 우타자 김주찬과 LG 트윈스 좌타 톱타자 이대형.
둘은 매경기 엎치락 뒤치락하며 도루부문 선두 경쟁을 벌인 끝에 25일 경기서 마지막 승부를 겨뤘다. 결과는 김주찬이 3개, 이대형이 2개를 추가하며 나란히 공동 1위를 마크했다. 그러나 김주찬은 25일 경기로 시즌을 끝낸 반면 이대형은 26일 삼성전 한 경기를 더 남겨 놓고 있어 이대형이 단독 도루왕 찬스를 잡고 있다.

둘의 불꽃튀는 경쟁은 9월 초 타격 슬럼프로 주춤했던 LG 이대형이 중순부터 다시 컨디션을 회복, 앞서가던 김주찬을 따라붙으면서 시작됐다. 경기수가 많이 남아 있던 이대형이 차곡차곡 도루수를 추가하며 경기가 띄엄띄엄 있던 김주찬을 추격, 24일 SK전서 3개를 몰아뛰며 63개로 선두를 탈환했다. 전날 삼성전서 1개에 그치며 62개를 기록한 김주찬을 따돌렸다. 한 때 6개 차까지 뒤졌던 이대형이 마침내 추월에 성공한 것이다.
이에 자극받은 김주찬은 25일 목동구장 넥센 히어로즈전서 이를 악물고 달렸다. 1회초 공격서 넥센 좌완 선발 니코스키로부터 볼넷으로 출루한 뒤 2루 도루를 가볍게 성공시켜 이대형과 타이를 이뤘다. 잠실구장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맞붙고 있던 이대형이 1회말 공격에 들어가기전 이었다. 조금 뒤 이대형도 1회말 공격서 실책으로 출루한 뒤 2루를 훔쳐 다시 한 개 앞서나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3회초 공격서 우전안타를 치고 나간 김주찬은 2루와 3루를 연거푸 훔치는데 성공, 한꺼번에 2개를 추가하며 이대형을 제치고 단독 선두로 나섰다. 3회까지 3개를 추가, 65개로 64개인 이대형을 넘어섰다.
잠시 후 이대형이 3회말 공격서 삼성 좌완 선발 장원삼으로부터 우전안타를 치고 출루했으나 2루 도루를 시도했다가 삼성 포수 채상병의 호송구에 막혀 아웃됐다. 김주찬도 5회초 공격서 선두타자로 나섰으나 3루 땅볼에 그쳐 도루 기회를 잡지 못했다.
소강 상태에 들어갔던 둘의 전쟁은 이대형이 다시 불을 붙였다. 이대형은 4회말 공격 2사 2루서 구원나온 삼성 우완 배영수로부터 내야안타로 출루한 뒤 곧바로 2루 도루를 감행, 성공시켰다. 65개로 김주찬과 다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대형에게는 행운이 따른 내야안타였다. 투수 앞 땅볼 타구가 배영수의 글러브를 맞고 굴절돼 유격수로 가는 바람에 안타로 연결됐다.
10분이 지난 후 이번에는 목동구장의 김주찬이 기회를 잡았다. 7회초 공격 1사 3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주찬은 풀카운트 접전 끝에 3루쪽으로 바운드가 큰 땅볼 타구를 때렸고 이를 넥센 투수 니코스키가 잡았지만 발빠른 김주찬은 무사히 1루에 안착했다. 1타점 내야안타로 출루한 김주찬은 2루 도루를 시도했다. 하지만 넥센 포수 강귀태의 정확한 송구에 가로막히고 말았다.
이대형도 6회에는 삼진으로 아웃돼 도루 기회가 원천 봉쇄됐고 8회말 공격선 안타를 치고 나갔으나 견제에 걸려 비명횡사했다. 연장전으로 접어든 경기서도 이대형은 도루 추가에는 실패했다. 연장 10회말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타석에 들어섰지만 내야 땅볼로 아웃됐다.
하지만 이대형은 일단 공동 도루왕을 확보하고 26일 삼성과의 마지막 경기를 남겨 놓고 있어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26일 최종전서 한 개만 추가하면 단독으로 4년 연속 도루왕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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