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투수 출신답게 투수들을 잘 조련하기로 소문난 삼성 라이온즈 선동렬(47) 감독이 내년 시즌 삼성 마운드의 블루칩으로 '영건' 정인욱(20)을 지목했다.
선 감독은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인욱이 내년 시즌 선발투수로서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욱인 지난 2009년 대구고를 졸업하고 삼성에 2차 3번(전체 21번)으로 지명됐다. 프로 첫 해에는 퓨처스(2군)에서만 7경기에 등판해 승패 없이 13⅓이닝을 던져 5.40의 평균자책점을 남겼다.

그러나 지난 5월초 1군에 합류한 정인욱인 데뷔 첫 경기부터 선동렬 감독에게 강인한 인상을 심어줬다. 정인욱은 5월 4일 대구 롯데전에서 팀이 0-3으로 뒤진 2회 2사 만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라 데뷔전을 가졌다.
이날 직구 최고 143km를 찍은 정인욱은 3⅓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3실점으로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데뷔 첫 등판, 올 시즌 6번째 만원 관중, 2사 만루 위기, 타석에는 홍성흔. 하지만 정인욱은 "신인이기 때문에 맞아도 본전이라고 생각했다. 크게 부담을 느끼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5월 14일 목동 넥센전에서는 데뷔 첫 선발 등판했지만 4이닝 동안 9피안타 6사사구 13실점(8자책)을 허용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13실점은 역대 투수 두 번째 한 경기 최다 실점과 타이를 이룬 것이다. 그렇지만 선동렬 감독은 이튿날 정인욱의 투구를 칭찬했다.
선동렬 감독이 난타를 당하는 정인욱을 곁에서 직접 지켜보면서도 내년에 10승 이상을 거둘 것이라고 말한 것은 당돌할 만큼이나 자신감 넘치는 모습 때문이었다. 선 감독은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마운드 위에서 항상 자신감있게 공을 던진다"며 내년 시즌 기대감을 나타냈다.
정인욱은 직구 뿐 아니라 커브와 슬라이더도 구사한다. 여전히 배워야 할 것이 더 많지만 정인욱은 26일 현재 올 시즌 28경기에 등판해 4승2패 평균자책점 5.31로 선전하고 있다. 특히 팀이 경기 중반 한두 점차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 등판해 최소 실점으로 막아 경기 후반 역전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선 감독은 "물론 아직까지 가능성을 말한 것이다. 그러나 그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해 내년 시즌 명투수 출신의 선동렬 감독의 말처럼 두 자릿수 투수가 될 수 있을지 조심스러운 기대감이 피어 오른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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