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호령한 한국의 '소녀시대'에게 필요한 것은?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0.09.26 09: 52

 한국의 17세 여자 청소년대표팀이 사상 첫 FIFA 축구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많은 고난을 이겨낸 우리의 '소녀시대'는 새로운 역사를 일궈냈다. 더욱 많은 이들을 가능성을 만들기 위한 우리의 조건은 무엇일까?.
FIFA 주관 대회에서 아시아팀끼리 결승전을 펼친 것은 사상 두 번째였다. 사상 첫 맞대결은 2006년 러시아에서 열렸던 U-20 여자월드컵이었다. 결승에서 북한과 중국이 만났다. 북한은 김성희의 해트트릭을 포함 5-0으로 승리하며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한국 청소년 여자대표팀은 26일(한국시간) 아침 일본과 맞붙어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대망의 우승을 차지했다.

여자 축구에서 아시아가 강한 이유는 서양 선수들에 비해 열세인 체격을 이겨내기 위한 섬세한 플레이가 통하기 때문. 여자 선수들은 볼 키핑이나 컨트롤, 패싱 능력에선 남자에게 크게 뒤지지 않지만 스피드 민첩성 순발력 등에서 차이가 난다.
예를 들어 공을 툭 차놓고 달려가는 데선 여자 선수들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특유의 치밀함과 팀워크로 아기자기하게 게임을 풀어가는 건 남자 경기에선 맛보기 어려운 재미다. 
눈부신 성적을 냈지만 한국 여자축구의 저변은 취약하다. 실업팀 7개에 초 · 중-고-대학 팀을 합쳐 봐야 60여 개에 지나지 않는다. 축구협회에 등록된 선수도 고작 1400여 명이다.
그러나 결승전 상대인 일본을 비롯해 4위를 차지한 북한, 중국 등은 저변이 대단하다. 북한의 경우  '적은 투자로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는 효율적인 종목'이라는 판단에서 여자축구를 정책적으로 육성했다. 평양시에만 성인 여자축구팀이 6개일 만큼 저변도 넓다. 유망주를 조기 발굴해 키우는 시스템도 갖췄다.
한국의 경우에도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기술과 체격을 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한국의 주포인 여민지(17·함안대산고)의 경우에도 체력을 앞세우기 보다는 기술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다.
여자축구도 연령대가 높아지며 성인 무대에 가면 체격적인 열세를 이겨내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물론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여자축구는 중국, 북한 등이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했지만 현재 상황은 크게 다르다.
체격과 체력을 뛰어넘는 세밀한 플레이가 몸이 완성되지 않은 어린 선수들에게서는 위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이 여자축구가 아시아가 강력한 모습을 보이는 것과 같다. 물론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축구는 저변확대가 절실한 상황이다.
10bird@osen.co.kr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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