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골을 매우 넣고 싶어서 다짐을 적은 메모를 바지에 넣고 뛰었다. 그런데 이미지 트레이닝한 그대로 슛이 골이 되어 깜짝 놀랐다".
최덕주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6일(이하 한국시간) 아침 트리니다드토바고 포트 오브 스페인의 해즐리 크로포드 스타디움서 열린 '숙적' 일본과 2010 FIFA 17세 이하(U-17) 여자월드컵 결승전에서 끈질긴 정신력으로 연장까지 3-3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서 5-4로 이겼다.
기선을 제압하는 선제골을 넣은 이정은과 한국의 우승을 확정 짓는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장슬기가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경기 후 감회를 밝혔다.

이정은은 일본과 결승전서 천당과 지옥을 번갈아 경험했다.
전반 6분 아크 정면에서 오른발 강슛으로 일본의 골문을 흔들어 선제골을 기록한 이정은은 승부차기서 첫 번째로 나서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히며 가슴을 졸여야 했다.
이정은은 "대회 내내 골이 없어서 한 골은 꼭 넣고 싶었는데 오늘같이 중요한 경기에서 터져줘서 꿈만 같다. 사실 골을 너무 넣고 싶어서 다짐을 적은 메모를 바지에 넣고 뛰었다. 그런데 이미지 트레이닝한 그대로 슛이 골이 되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이정은은 "PK를 실축했을 때는 진짜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펑펑 울었는데 다행히 동료들이 잘 해줘서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며 심정을 밝혔다.
한국의 여섯 번째 키커로 나서 킥을 성공한 장슬기는 "나를 믿고 지지해주는 동료들을 생각하면서 자신감 있게 찼다. 구석을 노렸는데 살짝 중앙으로 쏠려서 아차했지만 다행히 세게 인사이드로 찼기 때문에 골이 됐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장슬기는 "초등학교 5학년 겨울 축구를 시작한 이후로 이 순간이 가장 짜릿하고 행복한 순간이다. 한국에 돌아가자마자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들과 함께 식사하고 싶다"며 우승 소감을 밝혔다.
ball@osen.co.kr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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