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그런거 몰라. 내가 감독할땐 그런거 안 따졌어. 어느 팀이 올라오든 막 붙는거야".
10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김응룡 삼성 라이온즈 사장은 '두산과 롯데 가운데 어느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게 좋겠냐'는 기자의 물음에 이렇게 대답했다. 삼성은 정규 시즌에서 두산과 10승 9패, 롯데와 9승 9패 1무를 기록했다.
김 사장은 "어느 팀이 올라와도 좋다. 우승팀이 뭐냐. 어느 팀이든 맞붙어 이겨서 정상에 오르는거 아니냐"며 "어느 팀이 오든 맞붙어 이겨야 한다는 걸 선수들에게 강조해야 한다. 어느 팀이 올라오면 쉽다는 생각을 하면 안되는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이어 그는 "해태 시절 한국시리즈에 오르면 100% 성공했어. 여기서 한 번 실패했지만 자꾸 약한 모습을 보이면 안 돼. 어느 팀이 쉽다 그런 생각을 가지면 곤란해"라고 덧붙였다.

사령탑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애제자' 선동렬 감독에게 야구에 관한 이야기는 절대 하지 않는다. 김 사장은 "선 감독에게 야구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아. 그냥 얼굴만 잠깐 보는 게 전부야. 항간에는 사장이 잔소리 많이 하겠다고 하던데 절대 그렇지 않아. 감독이라는 직업이 얼마나 어려운지 나는 알잖아. 그래서 감독실 근처에도 안 가"라고 웃었다.
단기전은 미치는 선수가 나와야 이길 수 있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나는 30년간 감독하며 그런 생각을 안 해봤어. 어느 선수가 잘 해야 한다는 건 없어. 야구는 단체 스포츠니까 그중에 잘 하는 선수가 나오게 돼 있어. 그런데 누가 잘 할지 아무로 모르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또한 "정규 시즌 MVP라도 잘 한다는 법이 없어. 단기전은 당일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미친다. 시즌 MVP, 3관왕 등은 1년 내내 잘한 거잖아"라며 "단기전은 몰라. 다만 잘할 가능성이 조금 높을 뿐이지. 전혀 예상치 못한 선수 가운데 포스트시즌 MVP를 차지하는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정규 시즌 2위에 오른 뒤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게 낫다는 게 김 사장의 생각. "난 그랬어. 한국시리즈 진출할 수 있다는 보장만 있다면 2위하는 게 낫다고 봐. 가볍게 실전 감각도 쌓고. 예전에는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면 한 달 정도 쉬잖아. 공백이 너무 길었어".
what@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