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화 감독, "삼진 8개만 당하라고 했어"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0.09.26 17: 02

하루가 지났지만 여운이 남아있었다.
지난 25일 문학 SK-한화전은 여전히 화제였다. 이날 경기에서 한화는 6회까지 무득점으로 묶이다 7~9회에 몰아치며 7-1 역전승을 거뒀다. 페넌트레이스 1위를 확정지은 SK로서는 큰 의미를 두지 않을 수 있었지만, 단독 다승왕과 탈삼진 뒤집기를 노리던 선발 김광현으로서는 뼈아픈 한판이었다. 김광현은 7이닝을 던졌지만 탈삼진을 5개밖에 잡지 못해 뒤집기에 실패했고 오히려 1패를 더 안아야 했다.
26일 대전구장. KIA와의 시즌 최종전을 앞둔 한대화 한화 감독은 "김광현의 볼이 좋았다. 초반부터 팍팍 꽂히는 게 삼진 잡기 위한 의지가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감독은 "경기 전 타자들에게 삼진을 8개만 당하라고 농담식으로 말했다"고 껄껄 웃었다. 김광현이 류현진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삼진 9개가 모자랐는데 이를 의식한 것이다. 한화 타자들은 삼진을 5개밖에 당하지 않았고 오히려 김광현을 패전으로 몰았다.

한 감독은 "그날 경기 전에 김성근 감독님한테 우승 축하 인사를 하러 갔는데 '왜 우리만 만나면 그러냐'고 말씀하시더라"며 웃었다. 올해 유독 한화에게 결정적인 경기를 많이 내준 김 감독으로서는 한화가 야속할 법도 하다. 그런데 한화는 SK 자존심 김광현의 발목까지 잡아버렸다. 순위차이는 7계단이나 나지만 상대전적에서 한화는 SK에게 7승11패1무로 비교적 선전했다.
한편 전날 오랜만에 타자들의 도움을 받으며 탈삼진 1위를 수성한 류현진은 기념으로 선수단에 치킨을 돌렸다. 이날 경기 전 30만원 상당의 치킨 20마리가 한화 라커룸에 배달됐다. 탈삼진 1위를 지켜준 것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냐는 말에 류현진은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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