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승왕 싸움의 캐스팅보드 역할을 한 한화가 연이틀 젊은 에이스들을 물먹였다.
한화는 지난 25일 문학 SK전에서 단독 다승왕 굳히기에 도전한 김광현을 무너뜨렸다. 6회까지 1점도 뽑지 못하며 끌려다녔지만 7회 최진행과 장성호의 연속 안타로 만든 찬스에서 신경현의 느리게 굴러가는 유격수 땅볼로 동점을 만든 뒤 오선진의 적시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7회 강동우의 솔로홈런과 최진행의 쐐기 적시 2루타까지 터지며 7-1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김광현은 탈삼진도 5개를 추가하는데 그쳤다. 탈삼진 183개를 마크했지만, 류현진(187개)을 추월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화 타자들의 저지에 감동받았는지 류현진은 26일 대전 KIA전을 앞두고 30만원 상당의 치킨 20마리를 선수들에게 돌리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게다가 김광현은 단독 다승왕을 굳히지 못해 양현종에게 공동 다승왕을 허용할 기회까지 줬다. 조범현 KIA 감독은 26일 대전 한화전 선발로 데뷔 첫 10승이 기대되던 서재응 대신 양현종을 택했다.

그러나 김광현의 단독 다승왕 수성은 아이러니하게도 전날 물을 먹인 한화가 이뤄냈다. 한화는 1회부터 양현종을 두들기며 주도권을 잡았다. 0-1로 뒤진 1회 정원석의 2루타와 정현석의 볼넷으로 만든 1사 1·3루에서 최진행이 좌월 역전 스리런포를 작렬시키며 가볍게 역전에 성공했다. 2회에는 2사 후 주자없는 상황에서 정원석이 양현종으로부터 통렬한 중월 솔로 홈런을 터뜨려 마침내 시즌 타율 3할을 맞추는데 성공했다.
4회에도 한화는 안타 4개와 볼넷 1개를 묶어 대거 4득점하며 양현종을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양현종은 3⅔이닝 9피안타 2볼넷 8실점. 공동 다승왕은 커녕 오히려 시즌 8패(16승)째를 떠안았고, 평균자책점도 3점대(3.91)에서 4점대(4.25)로 치솟았다. 11-3으로 대승을 거둔 한화는 연이틀 젊은 에이스들을 물먹이며 기분 좋게 시즌을 마무리했다. 게다가 2경기 모두 장민제 안승민 등 젊은 선발투수들이 제 몫을 해내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도 한층 높아졌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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