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사' 해커 박영서, "설경구 처음 봤을 때 찌릿찌릿" [인터뷰]
OSEN 조경이 기자
발행 2010.09.27 09: 40

배우 박영서(29)가 영화 ‘해결사’에서 설경구의 유일한 조력자인 해커 구본치 역을 맡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연기를 펼쳐 눈길을 끌고 있다. ‘해결사’는 설경구, 이정진 뿐만 아니라 문정희 박영서 오달수 송새벽 등 조연들의 안정되면서도 맛깔난 연기에 영화의 완성도를 더하며 관객들에게 보는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박영서는 전작인 영화 ‘김씨표류기’에서 자장면을 배달하는 철가방으로 출연해 정재영과 정려원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며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또한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에서 류덕환의 단짝 친구로 출연해 충무로 관계자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그 외에 ‘가루지기’ ‘소년은 울지 않는다’ ‘과속스캔들’ ‘나는 행복합니다’ ‘해결사’에서 2011년 개봉하는 영화 ‘헤드’에 이르기까지. 매 작품, 다양한 캐릭터를 자유자재로 소화하는 박영서. 이번 영화 ‘해결사’에서 해커로 분한 박영서가 ‘김씨표류기’의 철가방이었는지 눈썰미 좋은 관객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캐릭터에 100% 이상 맞춤 연기를 펼치는 능력자다.
- ‘해결사’ 해커 구본치 역이 ‘김씨표류기’의 철가방으로 출연한 박영서인지 크레딧이 올라가면서야 알았다. 배역마다 너무 다른 느낌으로, 다른 사람이 되는 것 같다.
 
▲그 부분이 저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이 영화의 저와, 다른 영화의 제가 같은 인물이라는 것을 거의 모두 기억하지 못한다. 그건 배우로서 보일 수 있는 부분에서 저의 한계점일 수 있다. 다른 면에서 보면 감독님들은 여러 가지 얼굴을 가지고 있고 역할에 잘 흡수되고 하니까 다양한 역할을 맡겨도 써먹기 좋다고 좋게 생각해 주시기도 한다. 저도 한 가지 캐릭터로만 한정된 연기를 하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로 연기할 수 있으니 감사하게 생각한다.
- ‘해결사’에서 계속 휠체어를 타고 좁은 공간에서 연기를 하느라 힘들었을 것 같다. 다른 배우들은 밖에서 활보를 하고 뛰어다녔는데.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하체장애가 있는 인물이다. 영화를 본 몇몇 관객들은 좁은 공간에서 편하게 이동하려고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것인가라고 생각을 하는 분들도 있는데 장애가 있어서 그런 것이다. 그런 부분을 보여주는 장면이 빠져서 그렇게 오해를 하는 분도 있다.
▲장애인 농구단 사진을 찍었고 그 사진이 원래 있었다. 장애인 농구단들이랑 우승을 해서 슛을 쏘는 장면이 인서트로 들어가 있었는데 그 부분이 다 빠졌다. 그래서 이 친구가 왜 앉아서 태식(설경구 분)이라는 인물이 그렇게 위험에 빠졌고 가장 큰 조력자이면서 안에서만  도와주고 있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다. 구본치는 긍정적이고 밝은 친구인데 밖에는 나갈 수가 없는 상황이라 안에서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해결을 해주는 인물이다.   
- 설경구와는 영화 ‘강철중: 공공의 적 1-1’이후에 두 번째 만남이다. 이번 영화에서는 전화 통화로만 서로 호흡을 맞췄다. 
 
▲‘강철중: 공공의 적 1-1’ 이후에 두 번째 같이 했다. 사실 제가 오디션 보러 다니고 할 때는 설경구 선배님의 ‘공공의 적1’의 대사로 오디션을 보러 다녔다. 그렇게 강철중 캐릭터를 흉내만 내고 다니다가 실제 설경구 선배님, 실제 강철중을 딱 만났을 때는 정말 찌릿찌릿했다. 늘 이 사람이랑 같이 연기하면 어떨까, 라고 상상만 하다가 만났다. 내가 동경하고 그 사람처럼 되기 위해서 열심히 했는데 그 사람과 같이 영화를 찍을 때는 기분이 정말 말로 할 수가 없었다.    
- 설경구의 어떤 점 때문에 매료됐는지.
▲‘공공의 적1’을 봤을 때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느낌이었다. 지금도 최고이지만 그때는 정말 올려다 볼 수 없을 정도였다. 최고였다. 막상 ‘강철중: 공공의 적 1-1’로 대면을 할 때는 말도 못 꺼냈다.
▲그 동안 저도 25편의 영화를 찍었고 자신감이 많이 차 있었다. 저도 연기를 하는 사람이고 연기에 대해서는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연기를 해 왔다. 그런데 막상 ‘강철중: 공공의 적 1-1’을 찍으러 가서 강신일 정재영 설경구 선배님이 저가 들어갈 때 ‘왔냐’고 쳐다보는데 ‘안녕하세요’ 말고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 포스가 정말 대단했다. 이제 두 작품 같이 하니까 설경구 선배님이 ‘어 왔어?’라고 인사를 건네시면 ‘네’하고 인사를 잘 하지만 그때는 기가 눌려서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 25편의 작품을 찍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그 작품들 중에서 흥행한 것도 있고 안 된 것도 있지만 모두 너무나 재미있게 찍었다. 그 중에서도 ‘천하장사 마돈나’가 제일 기억에 많이 남는다. 저를 여기까지 올 수 있게 만들어준 작품이다. 이해준, 이해영 감독님은 정말 저에게 은인이다.
▲그 다음에 이해준 감독님의 영화 ‘김씨표류기’가 있었는데 그때도 총 5번의 오디션을 봤다. 다섯 번째 보는 그날은 비가 정말 많이 왔는데 감독님이 ‘술이나 먹으러 가자’ 해서 술을 마시러 갔다. 그때 감독님이 출연을 하라고 했다. ‘정말 감사합니다. 잘해볼게요’라고 했는데 알고 봤더니 처음부터 ‘너를 생각하고 썼다’고 했다. ‘오디션을 정말 많이 보러왔지만 이건 정해진 사람이 있다’라고 하셨다고 나중에 들었다.  
-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일단 저는 연기자이다. 나중에는 정말 진짜 배우가 되고 싶다. 단순히 흉내를 내는 것이 아니라 진짜 배우. 배우가 되고 싶어서 많은 것 보고 배우고 있다. 진짜 배우가 되고 싶다.
crystal@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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