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부하이 세부, 열대빛으로 채우세요”
재깍재깍 바삐 움직이던 촘촘한 일상이 멀어지고 있다. 열대자연의 투명한 빛들이 시간을 멈춰 세운다. 짙푸른 야자수잎과 파란 하늘을 수놓은 몽글몽글한 구름떼, 비취빛 바다가 한목소리로 수군거린다. 한번쯤은 어제와 다른 시간을 가져보라고. 7107개의 섬으로 이뤄진 나라 필리핀. 그 수많은 섬 중에서 세부는 선명한 열대빛깔을 끊임없이 전해준다. 달콤함을 꿈꾸는 허니무너만이 이곳의 주인공이 아니다. 맘이 통하는 친구 또는 부모님과 해맑은 아이들이 함께 하면 세부가 더욱 성큼 다가온다. 세부여행이 어떤 빛깔로 채워질지 사뿐히 열대의 풍광 속을 거닐어 보자.
열대빛깔 하나, 호탕한 바다이야기

리조트 내 수영장과 해변에서 빈둥거리거나 이글거리는 태양과의 눈싸움에 지칠 때쯤, 바다 위 점점이 떠 있는 새하얀 방카보트가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선착장을 오가는 방카보트는 스킨스쿠버 장비를 착용하거나 아일랜드 호핑투어를 떠나는 이들로 분주하다. 세부의 리조트들이 모여 있는 막탄섬 주위는 천혜의 해양경관을 간직하고 있어 스노클링, 스킨스쿠버 등을 즐기기에 최적이다. 보석을 흩뿌려 놓은 듯 바다의 빛깔이 고운 데다, 깊은 곳까지 깨끗해 해양스포츠 마니아들이 자주 찾고 있다.
아무리 게으른 여행객이라도 휴양지의 가장 큰 즐거움인 해양스포츠를 외면하지 못할 것이다. 느긋하게 바다의 정취를 맛보는 데는 아일랜드 호핑투어가 그만이다. 해양스포츠에 섬여행까지 보태지니 일석이조다. 선라이즈 마린 스포츠센터에서 운영하는 ‘까오비안’ 호핑투어는 딸리마 해양공원 보호구역에서 다이빙과 스노클링을 체험한 후, 까오비안 섬으로 들어가는 일정이다. 딸리마에서 열대어들의 군무를 따라가는 스노클링의 재미가 대단하다. 여기에 바다를 가르며 나가는 보트 여정까지 신이 난다. 고개를 전후좌우로 돌리기만 해도 바다와 하늘, 구름이 자아내는 풍경이 시시각각 새롭다. 묵직하면서도 비트 있는 곡이 됐다가 어느새 감미로운 독주로 흐른다. 구름의 재즈곡을 듣다보면 어느새 목적지가 한눈에 잡힌다.
무인도 카오비안 옆에 다른 하나의 까오비안에는 현재 1800여명이 넘는 현지인들이 거주하고 있다. 보트가 정박하는 무인도 까오비안은 정갈하다. 버섯모양과 파라솔 커티지가 섬의 운치를 한층 돋보이게 한다. 조랑말에 몸을 싣고 순백색의 모래사장을 걷거나, 제트스키를 타고 섬을 돌아보는 것은 까오비안을 더 세심히 만나는 방법이다. 까오비안의 바다는 이전의 바다와 또 다르다. 연푸른 물빛은 잊고 지내던 자신의 순수한 원형을 금방이라도 찾게 해주는 것 같다. 그래서 바다는 보고 또 봐도 지루하지 않다. 볼수록 가슴이 넓어지는 이야기를 계속해서 건넨다.
열대빛깔 둘, 심신은 하나 스파이야기
시원한 바다 이야기에 내달았던 몸과 마음을 하나로 모아준다. 바로 열대 휴양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인 스파다. 스파 하면 흔히 색색의 열대 꽃잎이 떠있는 자쿠지를 가장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이 자쿠지 플로랄 마사지 이외에 전문 테라피스트의 손길이 가는 정통 마사지와 트리트먼트가 결합된 프로그램이 매우 다양하다.
이왕이면 필리핀식이 가미된 스파 프로그램을 선택해보자. 열대과일인 파파야를 재료로 쌀가루, 꿀, 알로에 등을 섞어 몸에 바르고, 신선한 바나나 잎으로 온몸을 감싸는 ‘트로피컬 바디 트리트먼트’가 있다. 마사지 후 건조해진 피부에 생기를 얻을 수 있어 대만족이다. 또 필리핀 강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라바스톤을 이용한 ‘히말라얀 스톤 마사지’를 들 수 있다. 단층절벽 암석의 일종인 라바스톤에 열을 가해 아로마 오일과 함께 마사지를 받으면, 몸속에 쌓인 노폐물이 말끔히 제거돼 금방 온몸이 개운해진다. ‘필리핀 힐롯 마사지’는 필리핀 고유의 허브에 중국과 아유로베다 요법이 결합돼 특정부위에 뭉친 혈을 집중적으로 마사지 받는다.
스파를 받는 동안 마음이 편안해짐과 동시에 신체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전부 느껴진다. 신경이 곤두서는 것이 아니라, 몸의 일부가 전체와 연결되는 느낌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일상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평안함이 순식간에 찾아온다. 심신의 균형 속에서 얻는 평안함이 여성과 남성 모두에게 스파가 인기 있는 비결이다.
세부의 유명한 스파 중에서 첫손에 꼽히는 곳은 샹그릴라 막탄 리조트 앤 스파의 ‘치스파’. 치는 ‘기(氣)’를 뜻한다. 중국 전통 철학인 오행과 아시아식 치료법을 바탕으로 기가 자유롭게 몸 안을 흐르도록 도와준다. 특히 독립된 스파 빌리지에서 자유롭고 고급스럽게 웰빙 스파의 참맛을 체험할 수 있다. 치스파와 함께 임페리얼 팰리스 워터파크 리조트 앤 스파의 ‘카라칼라 스파’와 궁 오리엔탈 스파 앤 리조트의 ‘임페리얼 스파’도 세부 스파를 대표하는 곳이다. 아늑한 공간에서 엄선된 고급재료를 사용한 차별화된 스파 프로그램을 내세우고 있다.
Mini Interview
“정상적인 세부 여행문화 이끌 터”
세부가 한국시장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필리핀항공이 인천~세부 직항 노선을 개설한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세부 한인회와 여행사협회 관계자들을 만나 지난 10년 동안 세부 여행시장의 발전상과 앞으로의 과제 등을 들어봤다.
세부는 인천서 4시간 정도의 짧은 항공 이동거리와 열대기후 조건, 공항서 리조트까지 이동의 편리함, 아름다운 주변 섬들로 휴양을 즐기기에 이상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항공사들의 운항 증편이 이어져, 세부 방문객들의 수는 계속해서 증가 추세에 있다. 현재 유학생 등을 포함한 교민의 수는 약 1만5000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에 교민과 여행객들의 안전과 편의를 도모하는 세부 한인회와 여행사협회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박휘창 세부한인회 회장은 “홍콩관광객 인질 피살사건 이후 안전대책의 일환으로 곳곳에 경찰초소가 많이 생겨난 것은 필리핀 관련 정부기구와의 협의를 통한 결과물”이라며 또한 “그동안 주 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에 한국인들의 사건·사고를 담당하는 영사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건의해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세부 한인회와 여행사협회는 최근에 불거지는 여행객들의 세관문제도 정부에 적극 건의하고 있는 상태다.
세부에 패키지와 자유여행, 인센티브 여행 등을 두루 충족시킬 수 있는 인프라가 잘 마련돼 있는 점도 여행시장을 성숙기로 끌어올리는 견인차가 되고 있다. 그러나 세부 여행시장의 발전에 따라 비정상적인 여행문화가 고개를 들고 있다. 노은상 세부여행사협회 회장(넘버원투어 세부 소장)은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무허가 랜드사들의 난립은 곧바로 여행객들의 피해로 이어진다”며 “미등록 업체들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이고, 회원사들의 적법한 영업활동을 지원하는데 전력을 쏟겠다”고 말했다. 최병관 세부한인회 이사장도 “현지에서의 이 같은 노력과 더불어 한국 내 여행사들의 도움 없이는 여행객들이 다시 찾는 세부를 만들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글․사진 필리핀 세부=여행미디어 김선영 기자 www.tourmedia.co.kr
취재협조=필리핀항공 02-774-7730, 세부여행사협회(KOTAA) 63-32-236-9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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