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맞아 듀엣곡이 풍년을 맞고 있다.
발라드가 강세를 보이는 가을 시즌에 맞춰, 가창력 좋은 가수들이 뭉쳐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커플’은 이승철과 김범수. ‘라이브의 황제’ 이승철은 섬세한 보컬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김범수의 7집 음반에 참여, 듀엣곡 ‘언젠가는’을 발표한다.
이승철의 ‘소리쳐’ 등을 만든 작곡가 홍진영의 브리티시 팝 스타일 곡 ‘언젠가는’은 노래 잘하는 두 남자가 만나 ‘명품 듀엣곡’을 만들어보자는 기획의도로 탄생했다. 지난 2005년 이승철의 데뷔 20주년 음반에 김범수가 노래를 실으면서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은 듀엣으로 가창력 대결 대신 힘을 빼고 부드럽게 호흡을 맞췄다. 각기 다른 보컬 톤을 가진 두 사람이 의외로 잘 어울렸다는 후문이다.
김범수의 한 관계자는 “남녀 듀엣은 많은 편인데, 노래 잘하는 남자끼리의 만남으로 명품곡을 탄생시키고자 했다”면서 “두 사람의 하모니가 예상보다 훨씬 더 잘 어울렸다”고 전했다.
이 곡은 오는 29일 발매되는 김범수의 7집 ‘솔리스타’에 수록됐다.
보다 상큼한 커플도 있다. 성시경은 오는 28일 자정, 아이유와 입을 맞춘 듀엣곡 ‘그대네요’를 발표한다.
군 제대 후 처음 신곡을 발표하는 성시경과 최근 태양, ‘무한도전’ 멤버들 등과 한 무대에 서며 주가를 높인 아이유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추석 연휴에 녹음을 마친 아이유는 미니홈피를 통해 ‘인증샷’을 올리기도 했다.
현재 음원차트에선 임정희와 조권 커플이 큰 인기다. 오는 30일 미니앨범 ‘진짜일 리 없어’를 발표하는 임정희는 컴백 2주 전 조권과의 듀엣곡 ‘헤어지러 가는 길’을 발표, 음원 차트 상위권을 휩쓸었다.
사랑을 고백하러 가는 남자와 이별을 고하러 가는 여자의 심정을 절절하게 그린 이 곡은 올 가을, 사실상 첫 발라드 히트곡이다. 임정희는 "조권은 내가 JYP엔터테인먼트에서 보컬 선생님으로 있었을 때 제자였는데, 목소리가 너무 예뻐 언젠가 꼭 호흡을 맞춰보고 싶었다"면서 "역시 듀엣곡이 잘 나온 것 같다"고 흡족해 했다.
듀엣 열풍은 지난 여름 에이트의 이현과 2AM의 창민이 만난 옴므에서 시작됐다. 두 사람은 그룹 시절과 또 다른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신곡 ‘밥만 잘 먹더라’를 발표, 음원차트 상위권에 랭크됐다. 댄스음악이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이들의 시원시원한 무대가 확실히 차별화를 이뤘다는 평이다.
이같은 ‘듀엣 풍년’은 화려한 댄스곡 열풍에 맞서는 발라드 가수 나름의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비주얼 등 홍보 포인트가 많은 아이돌 그룹과 달리 음악 외엔 별 ‘얘깃 거리’가 없는 발라드 가수들이, 듀엣 결성 등으로 화제를 모을 수 있는 것이다. 각기 다른 색깔의 가수가 만나 함께 노래를 발표했다는 사실은,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하다. 또 음악적 실험이 되기도 한다.
임정희, 옴므 등이 소속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다른 느낌의 두 가수가 한 무대에 서는 것 자체를 대중이 상당히 신선하게 받아들여준 것 같다”면서 “솔로로 나온 것보다, 기존 팀에 있는 것보다, 시선을 집중하게 하는 신선함이 있어 듀엣 결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ri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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