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전은 모르는 일이지요. 게다가 큰 경기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선수도 있지 않습니까".
시즌 내내 팀을 추스르는데 힘쓰던 주장은 커다란 목표를 위해 다시 스파이크 끈을 동여맸다. 손시헌(30. 두산 베어스)이 2010시즌을 생애 최고의 한 해로 만들기 위해 조용하게 매서운 눈빛을 보였다.

올 시즌 손시헌은 128경기에 출장해 2할7푼3리 8홈런 62타점(27일 현재)의 성적을 올렸다. 특히 내야진의 심장부 유격수 자리에서 높은 수비 공헌도를 보여줬다는 점과 8개 구단 최연소 '초보'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었던 한 축이었음은 성적 그 이상의 효과를 증명한다.
김현수는 손시헌에 대해 "언제나 원만한 성격을 보여주는 형이 부럽다"라며 조용한 카리스마의 주장을 칭찬했다. 많은 이야기를 하거나 사나운 표정으로 선수단을 장악하기보다 활약으로서 어필하고자 하는 손시헌에게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 대해 이야기했다.
"확실히 지난해에 비해 롯데 타선의 무게감이 증대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타격은 단기전에서 어떻게 흘러갈 지 모르는 일이지 않습니까. 뚜껑이 열리기 전까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에요".
한 시즌 20홈런을 기록한 국내 타자 5명을 배출한 타선을 갖춘 팀의 주장으로서 신중하면서도 자신감이 넘친 이야기였다. 특히 단기전은 순간의 실수 하나가 치명적 효과를 가져다준다. 그만큼 선수 개개인의 큰 경기 경험이 더없이 중요한 것이 사실.
롯데가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으나 플레이오프 이상의 큰 무대를 경험한 것은 1999년 이후 한 번도 없다. 동시에 주전 유격수로 나설 황재균과 중견수 전준우가 포스트시즌 처녀 출장이라는 점은 롯데가 쥔 양날의 검이다. 손시헌은 "주전 선수들 중 큰 경기 경험이 전무한 선수도 있지 않은가. 그에 비하면 우리가 노련미에서 더욱 앞서있다고 본다"라며 동료들에 대한 믿음을 비췄다.
올해 말엽 결혼을 앞둔 손시헌. 그는 팀의 우승과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최고의 혼수로 생각하고 있다. 그만큼 2010년 가을을 더욱 기대하고 또 준비하고 있다.
"다 거머쥐어야지요. 그리고 나서 멋지게 결혼해야하지 않겠습니까".(웃음)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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