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수비 불안을 극복할 수 있을까.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있는 롯데의 최대 난제는 수비 불안이 될 전망이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준플레이오프에서도 3루수로 이대호를 기용하며 강점인 공격력 극대화를 택했다. 박기혁이 부상으로 빠진 유격수 자리에는 황재균, 1루수는 김주찬이 나서게 된다. 외야는 좌익수 손아섭-중견수 전준우-우익수 카림 가르시아가 포진한다. 타선의 폭발력은 리그 최강인 만큼 수비에서 얼마나 잘 버티느냐가 관건이 되는 것이다.
가장 큰 관심은 역시 이대호가 지킬 3루. 이대호는 올해 127경기에서 12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롯데에서는 가장 많은 실책이지만 리그 전체로는 12위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수비는 실책 갯수로 따지기 힘들다. 이대호의 포구와 송구는 평균 이상으로 평가되지만, 커버할 수 있는 범위가 좁다는 것이 아쉽다. 그만큼 유격수 황재균이 짊어져야 할 부담이 커진다. 3루수와 유격수 사이가 자칫하다 '터널'이 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이대호 외에도 김주찬 손아섭 강민호도 수비가 불안한 선수들이다. 김주찬은 상대적으로 수비 부담이 적은 1루를 지키지만, 세밀한 플레이에 얼마나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1루 포구도 다소 불안한 편이다. 좌익수 손아섭도 시즌 초반보다는 많이 나아졌으나 외야 수비에서 몇 차례 불안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큰 경기에서 외야는 내야보다도 더 위험하다. 한 번의 실수가 대량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강민호도 포수로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11개의 실책을 저질렀다.
롯데는 올해 리그에서 가장 많은 실책(102개)을 기록했다. 유일한 세 자릿수 실책의 팀이다. 롯데는 실책을 한 69경기에서 26승40패3무로 부진했다. 실책의 절반 가까운 60차례가 실점으로 이어졌고 그 중 6차례는 결승점으로 연결된 뼈아픈 실책이었다. 7회 이후 3점차 이내 접전 상황에서 터져 나온 실책도 무려 32개로 가장 많았다. 롯데 불펜의 약화는 투수들의 잘못도 있지만, 수비의 불안을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다. 경기 종반에 얼마나 집중력 있는 수비로 마운드의 안정을 도모할 수 있느냐도 중요한 대목이다.
롯데는 지난해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수비 실책으로 무너진 바 있다. 준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무려 8개의 실책을 저지르며 자멸한 안 좋은 기억이 있다. 김주찬(3개) 가르시아(1개) 조성환(1개) 정보명(1개) 장성우(1개) 송승준(1개) 등이 실책을 남발했다. 이대호는 3루수가 아니라 1루수로 출장했다. 수비 강화를 위해 로이스터 감독은 1~3차전까지 수비가 좋은 이승화를 주전 중견수로 내보냈다. 하지만 여기저기서 실책이 터져나오는 것까지 감당할 수는 없었다. 1~4차전에서 매경기 수비 실책이 나오며 어렵게 경기를 풀어나가야 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메이저리그 출신답게 선굵은 공격적인 야구를 추구한다. 수비 불안 때문에 공격 약화를 감수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수비 불안보다 이대호·홍성흔·조성환·가르시아 등 주축 타자들의 컨디션이 관건"이라는 것이 로이스터 감독의 말이다. 이 역시도 틀린 말이 아니다.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서 롯데는 수비로 자멸한 것도 있었지만 타선이 경기당 평균 3.8점밖에 내지 못한 탓도 있었다. 다만 타선은 원래 믿을 것이 못 되지만 수비는 계산이 서야 하는 법이다. 롯데에게는 수비 불안 극복이 준플레이오프 최대의 과제가 되는 것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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