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한 가장 무서운 선배였다".
KBS 2TV '천하무적 야구단'의 이경필(36) 코치가 미국 메이저리그 피츠버그에서 뛰고 있는 선배 박찬호(37)를 회상했다.
최근 '필 코치의 필 꽂히는 야구 코칭'이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한 이 코치는 책 내용에서 박찬호와를 언급한 것에 대해 "박찬호 선배는 내가 아는 가장 무서운 선배"였다며 한양대 시절 1년 위였던 박찬호를 떠올렸다. 이어 "무슨 문제가 생기면 새벽에라도 후배 집합을 세웠다"면서 "그래서 박찬호 선배가 메이저리그로 갔을 때 후배들이 모여 조촐한 파티도 열었다"고 털어놓으며 웃기도 했다.

하지만 이경필은 "그러나 우리들뿐만 아니라 자신에게도 무섭고 철저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아시아 최고의 투수로 성장하지 않았는가 생각한다"고 박찬호의 성실성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또 고인된 롯데 임수혁에 대해서는 "임 선배는 가장 리더십이 뛰어난 선수였다"면서 "항상 온화한 웃음을 짓고 있지만 내면은 강철처럼 단단한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다음은 이경필과의 일문일답.
-마침 가을 야구 축제가 시작되는 시점에 책이 출간됐다.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는
▲야구책이 많이 나와 있기는 하지만 교본처럼 너무 딱딱하거나 에세이처럼 너무 부드러웠다. 그 사이를 채우는 이론과 재미를 교차하는 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쓰게 됬다. 특히 천하무적야구단의 코치를 맡으면서 사회인 야구선수들에게 필요한 내용을 정리하다보니 한권의 책이 된 것 같다.

-이 책에서 가장 초점을 둔 부분은
▲물론 전부이다. 매 부분마다 신경을 쓰고 고민을 했다. 그러나 굳이 꼽으라면 아무래도 초급과 중급 훈련부분이다. 27년간 야구를 해서 훈련부분은 쉽게 쓸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글로 표현하자니 막막했다. 거실에서 혼자 투구동작 타격동작 수비동작을 반복하면서 기록했는데 읽어보니 이해가 안되기는 마찬가지였다. 미국이나 일본 동영상 자료도 참고하고 잠실구장에 찾아가서 후배 선수들의 자세도 유심히 살폈다. 물론 타격이나 수비부분은 현역선수(조인성, 이대형, 홍성흔 등)들의 인터뷰를 통해서 보충하기도 했다. 공을 들인만큼 애착이 가는 부분인데 독자들에게는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
-내용 중에는 트위터 팔로우들이 채워준 부분도 상당하다고 하던데
▲분량으로는 많지 않지만 흐름을 잡아주는데 큰 역할을 했다. 특히 팔로우 중에는 사회인 야구선수들이 많아서 그들이 느끼는 현실적인 문제점이나 의견에 톡톡한 덕을 봤다. 게다가 책의 끝부분에는 '한국야구 이 사람이 최고다'라는 소규모 설문조사도 이분들의 도움으로 이루어졌다. 감독, 투수, 타자, 수비, 해설가 등 9개 분야에 대한 139명의 답변 통계가 나와 있다. 한 가지 아쉽다면 9개 분야에 내 이름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선수시절 에피소드들도 많이 소개되었는데 그 중 박찬호가 매우 무서운 선배라고 표현되었다
▲박찬호 선배는 내가 아는 가장 무서운 선배였다.(이 코치는 박찬호의 한양대 1년 후배). 특히 훈련할 때는 에누리가 없었다. 군대에서 말하는 FM 스타일라고나 할까. 무슨 문제가 생기면 새벽에라도 후배 집합을 세웠다. 그래서 박찬호 선배가 메이저리그로 갔을 때 후배들이 모여 조촐한 파티도 열었다. 그러나 우리들뿐만 아니라 자신에게도 무섭고 철저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아시아 최고의 투수로 성장하지 않았는가 생각한다.
-고(故) 임수혁 선수에 대한 이야기도 언급되어 있다
▲고 임수혁 선배는 가장 리더십이 뛰어난 선수였다. 내가 참가한 국가대표팀에서는 임수혁 선배가 항상 주장이었다. 외유내강이라고 할까. 항상 온화한 웃음을 짓고 있지만 내면은 강철처럼 단단한 사람이었다. 요새도 경기장에서 부상사고만 발생하면 선배의 얼굴이 금세 떠오른다.

-최근 천하무적 야구단이 꾸준한 승리를 거두고 있다. 코치로서 앞으로의 계획은
▲요새 천하무적 야구단이 그 이름답게 천하무적이다. 코치 입장에서 철도대장정을 전승으로 이끌고 싶다. 그리고 천하무적 야구단뿐만 아니라 사회인 야구와 유소년 야구를 위해서 일하고 싶다. 한때 '야구가 내게 무엇을 해주었는가'라고 불만을 던졌지만 이제는 야구를 위해 나는 무엇을 했는가 반문하고 있다. 27년간 나를 키워준 야구를 위해 이제는 내가 무언가를 해줄 때가 되었다고 느낀다. 이 책은 그 무언가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letmeout@osen.co.kr
<사진 1>박찬호 선배와 이경필(오른쪽) 코치. 1993년 국가 대표로 호주에 갔을 때 찍은 사진. /문학동네 제공.
<사진 2>1993년 호주에서 열린 세계야구선수권 대회. 왼쪽으로부터 고 임수혁 선배, 이경필 코치, 유지현 선배, 박찬호 선배) /문학동네 제공.
<사진 3>이경필 코치는 (주)문학동네 아우름과 손잡고 '필 코치의 필 꽂히는 야구 코칭'이라는 제목의 360쪽 분량 책을 출판했다. /문학동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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