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최고 외국인 투수 중 한 명인 켈빈 히메네스(30. 두산 베어스)와 선발진의 주축 중 한 명인 '타미' 송승준(30. 롯데 자이언츠)이 29일 잠실구장에서 포스트시즌 첫 경기 포문을 연다.
올 시즌 14승 5패 평균 자책점 3.32를 기록하며 2007년 다니엘 리오스(22승)와 맷 랜들(12승) 이후 3년 만에 팀이 배출한 한 시즌 두 자릿 승수 외국인이 된 히메네스는 150km에 가까운 하드 싱커가 매력적인 우완이다. 유연한 팔스윙을 바탕으로 움직임이 좋은 공을 구사한다는 것이 히메네스의 장점이다.

히메네스의 올 시즌 최고 구속은 153km. 입단 전부터 최고 98마일(156km)의 공을 던지는 파이어볼러로서 주목을 받았으나 주로 계투로 뛰었던 히메네스는 코칭스태프의 관리 속에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다. 그러나 후반기에는 가벼운 어깨 근육 뭉침 증세로 인해 수 차례 등판 기회를 걸렀다. 그와 함께 직구 구위도 다소 떨어지며 싱킹 패스트볼의 위력도 반감되었던 것이 사실.
위험 요소는 분명히 있었다. 지난해까지 주로 계투로 출장했던 히메네스는 이닝 수는 물론 승리 수 또한 예년과 차원이 다르게 많았던 것이 사실. 그만큼 김경문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의 맹활약을 위해 히메네스에게 최대한의 휴식을 제공하고자 했고 히메네스 또한 "코칭스태프의 배려에 감사한다"라며 호투로 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막강 롯데 타선을 상대로 한 히메네스의 상대 전적은 1승 1패 평균 자책점 4.91로 좋은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히메네스는 지난 7월 18일 잠실 롯데전서 9이닝 4피안타 1실점(비자책) 완투승을 거둔 바 있다. 팀의 유일한 완투승으로 당시 맞대결 상대는 공교롭게도 송승준이었다.
송승준의 올 시즌 성적은 14승 6패 평균 자책점 4.39. 두산을 상대로는 1승 2패 평균 자책점 4.29의 성적을 올렸다. 지난해 3경기 연속 완봉승 대기록을 세우는 등 송승준은 3년 간 매 시즌 10승 이상을 올리며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자랑하는 주축 선발로 활약을 유감없이 펼쳤으나 경기 당 기복이 심한 편이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
그의 주무기는 직구와 카운트를 유리하게 잡아내는 포크볼이다. 그러나 오프스피드 투구 구종인 포크볼은 직구 구위의 효과와 직결되는 구질. 140km대 후반 절호조 직구구위가 나올 때의 송승준은 그야말로 '언터처블'의 위력을 떨쳤으나 직구 구위가 떨어지면 초반에 나가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여기에 현재 컨디션이 말이 아니라는 점은 또 하나의 위험변수. 로이스터 감독은 28일 미디어데이 자리에서 "독감으로 인해 열이 40도까지 올라 입원 중이다"라며 염려 속에서도 "1선발로서 제 몫을 해주길 바란다"라며 기대감을 비췄다. 100% 컨디션이 아님에도 더욱 집중력을 발휘했을 때 오히려 좋은 결과가 나오던 야구계의 이치 중 하나를 믿는 로이스터 감독의 기대감은 상상 이상.
로테이션 공백이 꽤 긴 편이던 히메네스와 독감을 호소 중인 송승준의 컨디션은 모두 쾌조라고 보기 어려운 상황. 따라서 경기 개시까지 딱 하루가 남은 현 시점에서 이들이 얼마나 체력을 회복해 최고의 직구 구위를 선보이느냐가 승패를 결정할 것으로 보여진다.
farinelli@osen.co.kr
<사진> 히메네스-송승준.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