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촌철살인' 손시헌, "롯데? 솔직히 삼성과 SK만 생각"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0.09.28 16: 27

"사실 전력 분석도 하지 않았다".
두산 주장 손시헌(30)이 롯데를 상대로 도발적인 농담으로 기선 제압에 나섰다.
손시헌은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막판 "이렇게 말하면 너무 자극적일 것 같다"면서도 "사실 준플레이오프 전력분석은 생각도 하지 않았다. 삼성과 SK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이 롯데전에 임하는 각오가 어떤지 보여준 진한 농담이 섞인 촌철살인 멘트였다.

비록 기선제압용 농담이라는 점이지만 상대팀 로이스터 감독을 비롯한 주장 조성환, 홍성흔을 옆에 두고 한 발언이었기에 상당히 수위가 높았다. 이 한마디에 '빅마우스' 홍성흔도 고개를 숙여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시작은 자연스러운 신경전이었다. 두산이 정규시즌 동안 7승 12패로 롯데에 상대전적에서 밀려 있었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정규시즌 동안 투수 쪽에서 많이 맞았다. 이번 시리즈 만큼은 모든 투수들이 준비를 잘했다. 배터리들이 롯데 타선을 봉쇄해 타선을 잡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롯데 주장 조성환도 "두산은 내 생각에 너무 깨끗하고 멋진 팀이다. 어쩔 수 없이 둘 중 하나는 고배를 들어 우울한 팀이 될 수 있다"면서도 "내년에는 한국시리즈에서 만났으면 좋겠다"고 덕담까지 건넸다.
그러나 서서히 분위기가 고조됐다.
롯데 홍성흔이 "지난 2년 동안 롯데가 상대에게 스파링 파트너가 돼 항상 들러리가 된 것이 사실"이라면서 "올해는 두산을 스파링 파트너라 생각하고 열심히 치겠다"고 살짝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에 두산 김현수가 "한 번만 더 스파링 파트너를 해달라. 죄송하다"고 받았다.
 
마침 전문가들이 롯데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예상했다는 질문이 이어졌다.
그러자 김경문 두산 감독은 "페넌트레이스에서 많이 맞고 많이 줬다. 모든 내용에서 졌다. 인정한다"면서도 "단기전은 컨디션이 좋은가에 따라 다르다. 나름 준비 다 끝났다. 예전 샌드백처럼 많이 치겠다. 투수들이 알차게 잘 공략할 것이라 믿고 있다"고 말했다.
한참 후 사자성어로 준플레이오프 각오를 표현해달라는 질문에 손시헌이 "일거양득? 롯데를 잡고 나서 그 여세 몰아서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가서 좋은 성적 내고 싶다"고 말했다.
본격적으로 나섰다. 홍성흔은 "전문가를 무시하는 발언이다. 전문가 데이터에 충실하고 싶다. 정확히 짚으셨다 볼 수 있다"면서 "롯데는 너무 간절하다. 저 뿐 아니라 감독님, 팬, 코치님 너무 간절하다. 뒤에 낭떨어지 있다 생각하고 임하겠다. 이거 아니면 끝장이다 생각하겠다. 선수들에게도 여기에 이기로 온 것이지 여기 팬들 즐기라고 온 것이 아니다. 편하게 즐기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 너무 소중한 게임 될 것 같다"고 배수의진을 쳤다.
이에 손시헌은 앞서 "정규시즌 하는 동안 전적이 안좋았다. 준비를 많이 했다. 선수들이 뭉쳐서 최선을 다해보겠다"는 말을 뒤엎고 "삼성과 SK만 생각하고 있다"고 천기를 누설(?) 해버렸다. 이에 지난 준플레이오프에서 고배를 들었던 롯데팀으로서는 할말을 잃을 수 밖에 없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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