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넣으면 이긴다고 생각했죠"(장슬기), "(장)슬기 차례가 오지 않기를 바랐는데 솔직히 닭살이 돋더라고요"(장슬기 아버지).
'태극 소녀'들이 한국 축구사상 첫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대회 우승은 극적이었다. 연장까지 가는 120분 혈전으로도 승부를 가르지 못해 승부차기까지 치른 것.
이정은(17)이 첫 승부차기를 넣지 못하면서 어려움은 더욱 가중됐다. 한 번의 실수로 우승을 놓칠 수 있는 잔인한 승부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일본 역시 실수를 범하면서 6번째 키커에게 기회가 넘어간 것.

키커는 '막내' 장슬기(16)였다. 장슬기는 걱정과 달리 과감하면서도 침착하게 승부를 결정지었다. 마치 2002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결정지은 홍명보 같은 모습이었다.
그러나 장슬기의 자신만만한 모습과 달리 아버지 장영복 씨는 경기 보는 내내 제발 자신의 딸이 승부차기를 차지 않기를 바랐다는 후문이다. 마지막 키커는 영웅 아니면 역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영복 씨는 "(장)슬기 차례가 오지 않기를 바랐는데, 솔직히 닭살이 돋더라고요"라면서 "영웅이 아니면 역적이 될 수 있는 순간이잖아요? 다행히 골을 넣었지만 그 상황에는 너무 긴장이 됐습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슬기는 오히려 "그 순간을 즐겼다"고 말해 막내다운 패기를 보여줬다. 장슬기는 "솔직히 이것만 넣으면 이긴다도 생각했어요. 당연히 자신있게 찼지요. 같이 뛴 동료들이 응원해주니 기운이 났어요"라고 미소를 지었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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