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위 한화의 소득은 '안승민-장민제 듀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0.09.29 07: 12

2년 연속 최하위라는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기분 좋은 시즌 마무리로 내년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다름 아닌 한화 이야기다. 마지막 2경기에서 타선의 폭발도 좋았지만 두 어린 투수가 선발로 나와 기대이상으로 호투해준 것이 깊은 인상으로 남았다. 신인 안승민(19)과 2년차 장민제(20)가 그 주인공들이다.
안승민과 장민제는 시즌 막판 차례로 호투하며 한대화 한화 감독으로부터 눈도장을 확실히 받았다. 안승민은 지난 17일 대전 롯데전에서 7⅓이닝 7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선발승을 거두더니 시즌 최종전이었던 26일 대전 KIA전에서도 7이닝 8피안타 1볼넷 3탈삼진 3실점으로 또 다시 선발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장민제도 지난 25일 문학 SK전에서 데뷔 첫 선발등판임에도 5이닝 1피안타 3볼넷 1실점의 기대이상 피칭을 펼치며 대역전승의 계기를 마련했다.
공주고를 졸업하고 3라운드 전체 20순위로 독수리 유니폼을 입은 안승민은 신인답지 않은 노련한 피칭으로 내년을 기약했다. 올해 25경기에서 4승4패 평균자책점 5.43. 하지만 시즌 막판 선발 기회에서 도망가지 않는 과감한 피칭은 압권이었다. 특히 9이닝당 볼넷이 2.43개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제구가 안정돼 있고, 정면 승부하는 싸움닭 기질도 보였다. 한대화 감독도 "신인치고는 노련미가 있다. 여유와 배짱이 있다"며 만족해 했다. 안승민도 "피하지 않고 앞으로도 씩씩하게 던지겠다"고 말한다.

지난해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2차 3라운드 전체 22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장민제도 2년째를 맞아 가능성을 확인했다. 올해 8월 중순부터 1군으로 올라온 장민제는 13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4.41을 기록했다. 특히 첫 선발등판이었던 25일 문학 SK전에서 5회 원아웃까지 노히트 행진을 벌이는 깜짝 호투로 모두를 놀래켰다. 장민제는 "한 타자, 한 타자에 전념하느라 노히트인지 몰랐고 의식도 안 했다"고 말했다. 한대화 감독은 "SK 타자들이 방심한 탓도 있지만 그걸 감안해도 첫 선발등판치곤 잘 던졌다"고 평가했다.
안승민과 장민제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두 투수 모두 강속구는 없지만 다양한 변화구로 맞춰 잡는 스타일이다. 안승민은 "슬라이더랑 체인지업을 많이 던진다"고 했고, 장민제는 "포크볼과 서클체인지업을 주로 쓴다"고 설명했다. 두 선수 모두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공격적인 피칭을 하려고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대화 감독이 한화 투수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배짱 두둑한 피칭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두 선수는 안경을 쓴 어린 투수들이라는 점에서 비슷하며 베테랑처럼 조숙한 외모도 닮았다.
한대화 감독은 두 투수에게 기회를 보장했다. 한 감독은 "시즌 막판에는 잘하는 선수들이 있기 마련이다. 시즌이 한창일 때와 순위가 갈린 막판은 아무래도 선수들이 갖는 마음가짐이 다를 수밖에 없다. 시즌이 한창일 때 잘해야 진짜 실력"이라면서도 두 선수에 대한 기대를 거두지는 않았다. 한 감독은 "안승민의 경우 점차적으로 좋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내년을 기대해 볼만한 투수다. 선발감으로 쓸 수 있을 것"이라며 "장민제도 내년에 기회를 더 줘서 지켜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나이답지 않은 노련함을 갖춘 두 어린 투수의 싱싱한 어깨에 한화의 미래가 달려있다.
waw@osen.co.kr
 
<사진> 안승민-장민제. 한화 이글스 제공.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