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포스트시즌이에요. 팔꿈치 부상도 있었고 입대 준비도 하는 바람에 이제야 가을 잔치에 초대받네요".(웃음)
커리어하이 시즌에는 팀이 간발의 차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고 그 외의 시즌에는 부상과 병역 문제에 발목을 잡혔던 우완. 우리 나이 서른이 되어서야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우완은 웃음을 지으며 몸 만들기에 힘을 쏟았다. 8년차 우완 김승회(29. 두산 베어스)가 생애 첫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부푼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배명고-탐라대를 거쳐 지난 2003년 두산에 2차 5순위로 입단한 우완 김승회는 2006시즌 6승 5패 10홀드 평균 자책점 3.95를 기록하며 김명제와 함께 계투진의 만능 카드로 활약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던지는 150km에 가까운 묵직한 직구가 인상적이었던 우완. 그러나 그 해 팀은 5할 승률(63승 3무 60패, 5할1푼2리) 이상을 기록하고도 5위에 그치는 불운을 맛보았고 그와 함께 김승회 또한 가을잔치의 꿈을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2007시즌 김승회는 42경기에서 2승 6패 8홀드 평균 자책점 4.54를 기록했으나 시즌을 2위로 마치고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팀의 가을잔치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공익근무로 병역을 앞두고 있던 터라 일찍 휴식을 취하는 차원에서 일찍 시즌을 접었기 때문이다. 2004년과 2005년에는 팔꿈치 인대 파열로 인해 변변한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2006년에는 포스트시즌 출장을 내심 기대했지만 팀이 아쉽게 4강에 들지 못했습니다. 그 전에는 팔꿈치 인대가 찢어져서 출장도 어려웠고. 2007년에는 일찌감치 공익근무를 택해서 미리 다음 기회를 준비했어요. 생애 첫 포스트시즌입니다".
지난 1월 소집해제와 동시에 국내 잔류군 훈련에 참여했던 김승회는 투구 밸런스와 근력 회복에 시일이 걸려 1군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올 시즌 그의 성적은 25경기 1패 2홀드 평균 자책점 4.24로 아쉬움이 남은 것이 사실.
"4월 쯤에 144km까지 구속을 끌어올렸어요. 그런데 아무래도 실전 감각도 떨어져있었기 때문인지 시일이 지나면서 공 빠르기가 뚝 떨어지더라구요. 근력이 모자라서 힘이 부쳤던 겁니다".
예전만큼의 빠르고 묵직한 직구는 아니지만 그 대신 김승회는 변화구를 더욱 연마하는 데에도 힘을 기울였다. "보여주는 공 수준"이라며 겸손하게 이야기한 그는 마운드에 오르게 될 경우를 가정해 질문하자 "등판 지시가 떨어져야 나오는 거지요"라는 말로 웃으면서도 파트너를 믿고 던지겠다는 답을 내놓았다.
"주전으로 마스크를 쓰는 (양)의지와도 호흡을 맞췄으니까요. 좋은 포수와 경기를 하게 될테니 리드를 믿고 따르면서 제 투구를 펼치고자 합니다. 이제는 완급 조절투에도 집중하면서 팀 승리에 일조하고 싶습니다".
자신의 활약도와 스포트라이트가 연이어 어긋나며 다소 불운한 프로 생활을 보낸 감이 있던 김승회. 뒤늦게 천금같은 기회를 얻은 김승회가 특유의 돌직구를 앞세워 두산 계투진의 히든카드 노릇을 톡톡히 할 수 있을 것인지 더욱 궁금해진다.
farinelli@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