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위는 좋았으나 무언가 부족한 인상의 투구였다. 두산 베어스의 1선발 켈빈 히메네스(30)가 5이닝 4실점을 기록한 채 마운드를 물러났다.
히메네스는 29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롯데 자이언츠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로 등판해 5이닝 7피안타(탈삼진 7개, 사사구 1개) 4실점 뒤 3-4로 뒤지고 있던 6회초 마운드를 고창성에게 넘겼다. 최고 구속은 150km에 총 투구수는 90개(스트라이크 59개, 볼 31개).

1회초 오른손 타자 몸쪽 싱커를 적극적으로 구사하며 삼자범퇴로 첫 이닝을 마친 히메네스는 2회 이대호를 몸에 맞는 볼, 홍성흔을 3루수 내야안타로 출루시키며 위기를 맞았다. 뒤를 이은 강민호가 우전 안타를 때려내며 무사 만루 위기.
후속 타자 카림 가르시아를 투수 앞 병살타로 유도하며 위기를 넘기는 듯 했던 히메네스였으나 그는 다음 타자 전준우를 상대로 폭투를 범했다. 빠른 공이 아래로 향하는 바람에 포수 양의지가 잡기도 쉽지 않은 공이었고 이 틈을 타 3루에 있던 홍성흔이 득점에 성공했다.
볼카운트 또한 0-2로 투수에게 적극 불리한 상황에서 전준우는 히메네스가 던진 3구 째를 당겨 적절한 좌전 안타로 연결했다. 김일권 본지 객원해설위원은 "2구 째 사인이 맞지 않으면서 양의지가 블로킹하기 어려운 공이 들어왔고 볼카운트도 몰렸다.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들어간 공을 전준우가 제대로 받아쳤다"라며 당시 상황을 평했다.
4회 손시헌의 2타점 동점타, 임재철의 1타점 빗맞은 우전 안타로 3-2 리드 상황에서 5회초 투구를 맞은 히메네스. 그러나 이번에는 히메네스가 위기를 넘지 못했다. 손아섭에게 1타점 중전 안타를 내주며 3-3 동점을 허용한 히메네스는 조성환을 삼진으로 잡아냈으나 이대호에게는 1타점 우전 안타를 내주며 3-4로 끌려가는 점수를 허용했다.
김 위원은 "이대호의 몸상태가 100%가 아님을 감안해 4~5개 정도 몸쪽 빠른 공을 우겨넣었다. 그러나 이대호가 그에 대해 파울타구로 타이밍을 맞춘 순간 바깥으로 빠져나가는 슬라이더를 던졌고 타자가 이를 잘 밀어쳤다"라고 이야기했다. 좋은 구위를 갖고 있더라도 상황에 대한 실투와 볼배합 선택 실패가 실점으로 연결된다는 점을 가르쳐준 히메네스의 투구였다.
farinelli@osen.co.kr
<사진> 29일 잠실 경기장에서 열린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 경기 두산 선발 히메네스가 공을 뿌리고 있다./ 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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