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1차전] 'PS 초보' 양의지, 일말의 아쉬움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0.09.29 22: 04

풀타임 시즌을 처음 치른 새내기. 그것도 포수가 한 시즌 20홈런을 때려냈다는 점은 분명 좋은 선수임을 증명한다. 그러나 포스트시즌 같은 큰 경기가 선수 개개인에 다가오는 분위기는 분명 다른 만큼 눈높이를 달리해 지켜볼 필요가 있다.
 
올 시즌 신인왕 타이틀을 사실상 확정지은 포수 양의지(23. 두산 베어스)가 생애 첫 포스트시즌 첫 경기서 분전했으나 약간의 아쉬움을 남긴 채 교체되고 말았다. 양의지는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7번 타자 포수로 선발출장해 2타수 1안타(1볼넷)를 기록한 뒤 6회 대주자 오재원과 교체되었다. 팀은 기선제압을 위해 중요한 첫 경기에서 5-10으로 완패했다.

 
타격 성적은 분명 나쁘지 않았다. 올해 페넌트레이스에서 송승준을 상대로 7타수 3안타(4할2푼9리)의 맹타를 보여줬던 양의지는 4회 볼넷 출루에 성공한 뒤 6회 선두타자로 중전 안타를 때려내며 킬러의 위용을 잃지 않았다.
 
양의지의 7번 타순 기용은 이미 미디어데이 전부터 예고된 일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27일 합동훈련이 끝난 후 "양의지를 7번 타자로 기용하겠다"라고 밝힌 뒤 "송승준을 공략하는 데는 기존 7번 타자인 손시헌보다 양의지가 더 강점을 보였다. 한 포인트를 더 높여 양의지를 7번 타자로 기용한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그러나 투수리드에 있어서는 평소만큼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1선발 켈빈 히메네스와 호흡을 맞춘 양의지는 롯데가 자랑하는 중심타자 이대호-홍성흔의 컨디션이 100%가 아니라는 점에 착안, 몸쪽 싱킹 패스트볼을 결정구로 자주 주문했다. 이대호의 발목 부상 여파가 아직 남아있고 왼손등 골절상을 입었던 홍성흔의 실전 감각이 다소 떨어져있기 때문.
 
홍성흔에게 2회 3루 내야안타를 내준 것은 김동주의 타구 처리가 다소 늦었기에 양의지의 실수라고 보기는 힘들었다. 그러나 5회 이대호에게 3-4 리드를 내주는 우전 적시타 상황에서는 4~5개의 몸쪽 빠른 공을 연이어 주문한 뒤 상대가 수를 알아차릴 타이밍에 바깥으로 빠지는 슬라이더를 요구했다. 결국 컨택 능력이 좋은 타격왕 이대호에게 보기 좋게 적시타를 내준 셈.
 
김일권 본지 객원 해설위원은 "히메네스의 구위가 좋아 배터리가 이대호를 상대로 몸쪽 빠른 공을 자주 구사했다. 그러나 이대호가 좌익선상에 근접한 파울 타구를 때려낸 뒤 바깥으로 빠지는 공을 주문한 것은 분명 아쉬웠다"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김 위원은 2회 선제 실점으로 이어진 히메네스의 폭투가 나오는 과정에서도 양의지의 미세한 대처 미숙을 꼬집었다.
 
"제구가 되지 않고 낮게 달려든 빠른 공을 한 포인트 일찍 잡아내지 못한 것은 아쉬웠다. 포수 맞상대인 강민호가 송승준의 몸 상태가 100%가 아닌 것을 감안해 초반 변화구 위주의 완급조절 투구를 주문, 상대 허를 찌른 데 반해 양의지는 빠른 공을 주문하면서도 그것이 존을 빠져나가는 순간 조금 더 일찍 블로킹에 나서지 못했다".
 
첫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양의지에 대해 김 감독은 "많은 부담을 주지 않으려 한다. 충분히 스스로도 긴장하고 있을 테니 자신이 가진 능력을 편하게 보여줄 수 있도록 힘을 북돋워 주겠다"라며 믿음을 보였다. 그리고 양의지는 전체적으로 '절반의 성공'은 거뒀다. 상대 선발투수에 대한 강점은 그대로 유지했기 때문.
 
포수는 경기 경험을 통해 만들어지는 포지션임에 틀림없다. 충분히 좋은 재능을 갖춘 유망주이자 가장 유력한 신인왕 후보인 양의지가 첫 경기에서 얻은 교훈을 잘 습득해 다음 경기에서 보완한 모습으로 나올 수 있을 것인지 궁금해진다.
 
farinelli@osen.co.kr 
 
<사진>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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