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1차전] 임재철, 완패 속 발휘된 '타신 본능'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0.09.29 22: 03

"롯데에서는 저랑 동기들인 (조)성환이랑 (홍)성흔이가 중심 선수들이잖아요. 저도 플레이오프에는 중심 선수 위치로 올라가고 싶습니다".
 
매번 겸손해하던 베테랑은 결전의 날이 되자 투지를 불태웠다. 지난해 주전 우익수에서 올 시즌 교체요원으로 페넌트레이스를 마무리했던 '타신' 임재철(34. 두산 베어스)이 2안타 2타점을 올리며 완패 속에서 분전한 한 명으로 기억에 남았다.

 
임재철은 29일 잠실구장서 벌어진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9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4회 행운의 1타점 우전 안타와 6회 1타점 적시타 등으로 3타수 2안타 2타점을 올렸다. 비록 팀은 9회 전준우의 결승 좌월 솔로포 등으로 인해 집중 5실점하며 5-10으로 패했으나 패배 속에서 분전한 임재철의 활약은 분명 값졌다.
 
올 시즌 임재철은 96경기에 나서 2할9푼2리 3홈런 18타점 7도루를 기록했다. 선발 출장보다 경기 후반 대주자, 대수비로 나서는 경우가 많았으며 지난 6월에는 2군으로 내려가는 수모까지 겪었다.
 
김경문 감독이 올 시즌 타선 강화를 노리며 장타력이 뛰어난 이성열을 중용했고 이성열은 24홈런 86타점을 올리며 사실상 첫 풀타임 시즌 좋은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그 가운데서 임재철은 벤치를 덥히며 숨 죽이는 시간이 많았다. 지난 시즌 활약을 통해 프로 데뷔 11년 만에 억대 연봉자(1억1000만원) 대열에 올랐던 그는 묵묵히 훈련에 임했지만 마음 한 구석은 결코 편치 않았다.
 
그러나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김 감독은 "단기전은 수비가 더없이 중요하다. 게다가 임재철은 언제나 성실히 훈련하는 선수 아니던가. 준플레이오프에서는 기회를 주겠다"라고 공표했고 그는 1차전 선발 9번 타자 우익수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경기 전 임재철의 각오도 남달랐다.
 
"저는 힘없는 넘버 투 입니다.(웃음) 롯데에서는 저와 동기생인 조성환과 홍성흔이 팀의 중심 선수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자극이 되는 게 사실이구요.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 나서는 순간 저도 팀의 중심 선수로서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고 싶습니다".
 
힘없는 넘버 투라며 '자학 개그'를 펼친 임재철이었으나 눈빛만은 매서웠다. 데뷔 팀이기도 한 롯데를 상대로 멀티히트에 2타점을 기록하며 오랜만에 포효한 그가 첫 경기 패배로 수세에 몰린 두산의 희망봉이 될 것인가.
 
farinelli@osen.co.kr 
 
<사진>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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