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로이스터의 뚝심 속 변화 '희생번트'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0.09.30 07: 47

뚝심 속 변화가 롯데를 승리로 이끌었다.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은 공격적인 라인업을 강조했다. 그래서 이대호를 3루수로 기용하고 손아섭을 주전으로 기용했다. 수비의 약화를 감수하더라도 공격을 조금 더 극대화하겠다는 복안이었다. 계획은 그대로 들어맞았다. 이대호와 손아섭은 타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기대이상의 활약을 펼쳤고, 극대화된 공격 라인업은 11안타로 10득점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지난 29일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0-5 승리를 따낸 롯데의 힘은 바로 공격이었다.
과연 로이스터의 롯데다운 두려움 없는 공격적인 야구였다. 그러나 지난 몇 년과 비교할 때 두드러지는 변화가 있었으니 바로 희생번트의 증가였다. 지난 2년간 준플레이오프 7경기에서 롯데의 희생번트는 딱 1개였다. 그러나 올해 1차전에서 롯데는 무려 3개의 희생번트를 댔다. 그 3차례의 희생번트가 모두 득점으로 연결되면서 경기를 수월하게 풀어나갔다. 로이스터 감독은 1차전에서 무조건 공격적으로만 나가지 않았다.

첫 희생번트는 5회에야 나왔다. 2-0으로 앞서다 4회 3실점하며 역전당한 상황이었다. 5회 선두타자 전준우가 내야안타로 출루하자 황재균에게 희생번트를 시켰다. 2루까지 진루한 전준우는 손아섭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동점을 만든 희생번트였다. 두 번째 희생번트도 4-5로 재역전당한 7회에 나왔다. 역시 선두타자 전준우가 내야안타로 나가자 김주찬에게 지체없이 희생번트를 지시해 재동점의 발판을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역전당할 때마다 차곡차곡 따라가는 점수를 희생번트로 마련했다. 2점차가 아니라 1점차로 뒤지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과거 로이스터 감독의 스타일을 고려하면 쉽게 떠올릴 수 없는 장면이었다. 세 번째 희생번트는 전준우의 홈런으로 6-5 리드를 잡은 9회였다. 황재균이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김주찬에게 희생번트를 시켰다. 때마침 두산 투수 임태훈의 실책으로 1루에 살아나가 승기를 잡았다. 롯데가 한 경기 3개의 희생번트를 댄 건 정규시즌에서 한 번밖에 없었다.
올해 롯데는 희생번트가 60개로 두산(54개)에 이어 두 번째로 적은 팀이었다. 7차례 포스트시즌 중 희생번트가 나온 건 지난해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 1회 이승화가 댄 것이 전부였다. 그만큼 포스트시즌에서도 공격적으로만 밀어붙였으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하지만 3년째를 맞아 로이스터 감독은 유연한 변화로 승리의 기틀을 다졌다. 3차례 희생번트를 모두 초구에 댄 김주찬과 황재균의 작전수행능력도 돋보였다. 뚝심 속 보이지 않는 로이스터 감독의 변신이 롯데의 플레이오프로 가는 길을 더욱 밝게 비추고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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