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롯데, 1차전 승리에도 불안한 요소들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0.09.30 10: 22

5전3선승제에서의 첫 승. 공격과 수비, 주루에서 확실하게 변화된 면모를 보인 롯데 자이언츠가 플레이오프 진출에 한층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롯데는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0-5로 승리했다. 역대 준플레이오프에서 첫 승을 거둔 팀이 플레이오프에 오를 95%(20번 중 1번) 확률을 거머쥐었다.
경기는 명승부로 펼쳐졌다. 롯데가 먼저 선취점을 내자 두산이 이를 뒤집었고 그 뒤집힌 흐름을 다시 가져온 것이 바로 롯데였다. 전준우가 5-5로 팽팽하게 맞선 9회 결승 솔로아치로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후 상대 마운드가 와르르 무너져 4득점, 10-5 승리를 굳혔다.

롯데 자이언츠의 변화는 확연했다. 롯데 방망이는 큰 경기에서도 거침이 없었다. 이는 마운드가 급속하게 안정을 찾으면서 비롯됐다. 특히 김사율의 눈부신 호투는 2⅔이닝 동안 눈이 부실 정도였다.
발목이 아프다던 이대호는 깔끔한 3루 수비에 나섰다. 홍성흔은 시즌 막판 다친 손등 여파에 여전히 타격감 찾기가 쉽지 않았다. 대신 이날 전력질주로  첫 타석에서 내야안타를 만드는 등 특유의 성실성을 내보여 선취득점에 성공했다. 선발 송승준은 편도선염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었지만 투혼을 발휘했다.
전체적으로 식을 줄 모르는 매서운 방망이, 안정된 수비, 여기에 마운드의 안정까지. 기존 전력보다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롯데라는 평이 주위에서 쏟아졌다.
하지만 웃을 수 없는 아쉬운 장면도 조금씩 노출했다.
우선 투수 교체 타이밍이 늦었다는 지적이다. 결론적으로 송승준의 투혼이라 불리지만 2-0으로 앞서다 2-3으로 경기가 뒤집힌 4회 송승준을 빨리 내렸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어 4-3으로 다시 앞선 6회에도 임재철에게 동점타를 허용하고 나서야 교체에 나섰다. 결국 강영식이 고영민에게 역전 적시타를 얻어 맞았다. 실제로 송승준은 특유의 윽박지르는 피칭을 할 수 없었다. 변화구 컨트롤에 두산 타자들이 서둘렀고 큰 스윙으로 일관한 것이 문제였다.
 
5차전 승부로 갈 경우 송승준을 잠실구장에 다시 올릴 수 있을지도 생각해봐야 한다. 송승준은 올 정규시즌 잠실구장 3전전패를 기록 중이었다. 이 중 두산전에서만 2패를 당했고 모두 하위타선에 홈런을 허용해 패했다. 이날은 타선의 도움으로 패전을 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하위타선인 양의지, 손시헌, 임재철에게 결정적인 안타를 허용했다.
여기에 외국인 타자 가르시아. 올 시즌 타율은 2할5푼2리였지만 26개의 홈런을 기록했고 83타점을 올린 거포다. 하지만 이날은 시즌 막판 받은 출장 정지 징계 여파로 타격감을 되찾지 못한 모습이었다. 두 번의 병살타와 한 번의 삼진으로 공격의 맥을 끊었다. 대신 나온 황성용과 이승화는 수비에서 살짝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 하나는 최고의 경기력이 아닐 경우에도 무너지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롯데는 공격, 수비, 주루 어디에서도 나무랄 것이 없었다. 문제는 시즌 때처럼 어느 한 곳이 무너졌을 때다. 연쇄 실책의 흐름을 바로 끊어내고 다시 경기에 몰입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위기상황에서 의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더불어 이대호의 3루 수비는 깔끔했다. 그러나 발목 여파 때문이지 분명 평소보다 정상적이지 않았다는 데 있다. 
일단 시즌 분위기를 그대로 준플레이오프 1차전으로 이어간 롯데다. 그러나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롯데 관계자의 말처럼 지난 시즌의 아픔을 곱씹어 플레이오프 진출 때까지 집중력을 흐트려서는 안될 것이다. 과연 2차전에서 굳히기가 가능할지 기대를 모은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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