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의 숨겨진 비화...박항서, "황선홍에게 안기라고 한 적 없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0.09.30 08: 55

"황선홍 감독에게 세리머니를 할 때 안기라고 한 적이 없다".
지난 29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부산 아이파크와 전남 드래곤즈의 2010 하나은행 FA컵 준결승전은 양 팀 감독들의 승리 시 세리머니에 관심이 쏠렸다.
황선홍 부산 감독은 선수 시절 펼쳤던 일명 '황새' 세리머니를 하기로 팬들과 약속했고, 이에 앞서 박항서 전남 감독은 "준결승전서 이긴다면 황선홍 감독에게 달려가 안기겠다"고 했다.

박 감독의 이러한 세리머니는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유래됐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조별리그 폴란드와 경기서 황 감독은 골을 넣은 후 벤치로 달려와 당시 수석코치였던 박 감독에게 안겼다.
당시 감독이 아닌 코치와 세리머니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황 감독과 박 감독이었다. 이에 대해 많은 사람들에게 '박 감독이 황 감독한테 골을 넣으면 안기라고 했다'는 식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난 나에게 안기라고 한 적이 없다"며 웃으면서 반박을 했다. 이어 "단지 경기 전날 숙소에서 황 감독 방으로 전화해 일찍 자고 컨디션 조절을 잘하라고 했다"며 "이에 중견 선수였던 황 감독이 눈치 빠르게 스타팅 멤버냐고 물었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그렇지만 코치였던 나는 확실하게 대답해 주지는 못하고 그냥 '그런 것 같다'면서 넘어갔다"며 "당시 안정환이 골을 넣으면 반지 세리머니를 하며 유명세를 타던 때라 황 감독에게 골을 넣으면 개인 세리머니를 하지 말고, 벤치 멤버들과 함께 해보자고 했는데 이를 잘못 알아 들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폴란드에 이길지 질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황 감독이 골을 넣을 줄은 누가 알았겠냐"며 한바탕 웃었다. 실제로 황 감독은 당시 폴란드를 상대로 한국을 월드컵 첫 승으로 이끈 선제 결승골을 터트리며 온 국민의 한을 풀어줬었다.
한편 이날 양 감독의 세리머니 대결은 제자인 황 감독의 승리로 끝났다. 양 팀의 치고 받는 화력전 끝에 연장 접전까지 가며 부산이 3-2 승리를 거둔 것. 이에 황 감독은 경기 후 옷을 갈아 입고 관중들 앞에서 슬라이딩 세리머니를 보이며 옛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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