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2차전] 양의지의 주루사와 '기본'의 필요성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0.09.30 21: 44

"양의지야 주루 기술이 미숙한 선수니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대기 타석의 임재철이 어떻게 뛰어야 하는 지 동선을 알려줬어야 한다".
 
만약 득점이 이뤄졌더라면 좀 더 일찍 1-1 동점을 만드는 동시에 분위기를 타며 흐름을 바꿀 수 있던 장면. 그러나 홈으로 달려든 주자는 너무 우직한 슬라이딩으로 결국 아웃처리되고 말았다. 두산 베어스가 결국 롯데에 2연패를 당하며 김경문 감독 부임 이후 첫 준플레이오프 탈락 위기에 놓였다.

 
두산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선발 김선우의 7이닝 1실점 비자책 호투에도 불구, 뒤늦게 동점타가 터지는 등 타선 지원 빈약으로 인해 연장 10회까지 가는 끝에 1-4로 패하고 말았다. 이날 패배로 두산은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 위기에 놓였다.
 
특히 6회말 2사 2루에서 터진 손시헌의 좌전 안타에 양의지가 홈에서 태그아웃된 것은 팬들의 가슴을 치게 한 장면. 발이 느린 양의지는 어깨가 강한 편은 아닌 좌익수 손아섭의 송구에 홈으로 뛰어들었으나 결국 무득점 공수교대를 만들어주었다.
 
발이 먼저 들어가는 슬라이딩이었던지라 그 위치가 중요했으나 이것이 좀 더 늦었고 결국 태그아웃으로 이어졌다. 프로야구 초창기 베이스를 훔치는 '대도'로 이름이 높았던 김일권 본지 객원 해설위원은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포구를 위해 버틴 강민호를 피해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했더라면 세이프 가능성이 있었으나 주루 능력이 미숙한 선수가 아닌가. 더욱 지적해야 할 것은 대기 타석에 있던 임재철의 역할이다".
 
야구는 단체 스포츠다. 웨이팅 서클에서 다음 타석을 기다리는 타자가 홈플레이트에서의 접전을 예상하고 주자에게 어떻게 행동해야 될 것인지 알려주는 것은 당연한 기본 수칙. 김 위원은 대기 타석에서 이를 지켜보는 임재철이 양의지가 어떤 방향으로 뛰어야 하는지 알려 주지 못했음을 지적했다.
 
"임재철은 송구가 어떤 방향으로 향하는지 알 수 있는 위치였다. 손아섭의 송구가 살짝 바깥으로 향했던 만큼 양의지에게 그 반대 방향으로 동선을 조금만 바꿔야 한다는 몸짓이라도 보여줬어야 했다. 물론 양의지가 그저 홈플레이트만 주시했더라면 소용없는 일이었겠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특히 수비, 주루 등 기본적인 사항이 더욱 중요해지는 단기전이라면 이는 더할 나위 없는 진리. 양의지가 홈에서 횡사하던 장면은 공격 옵션의 다원화와 젊은 투수 육성 대신 타격 파괴력 강화와 선발진 구색 갖추기에만 몰두해 온 최근 두산에 결여되어 있는 요소 중 하나를 알려준 거울과도 같았다.
 
farinelli@osen.co.kr 
 
<사진>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10 CJ마구마구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2차전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에 6회말 2사 2루 두산 손시헌의 외야안타때 2루 주자 양의지가 홈에서 태그아웃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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