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2차전]'7관왕 이대호 택한' 김경문 감독의 무리수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0.09.30 22: 34

결국 김경문 두산 감독의 선택은 '무모한 도전'으로 끝나고 말았다.
두산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롯데에 1-4로 패했다. 정규 이닝(9이닝)까지 1-1로 승부를 보지 못해 연장전까지 돌입한 승부는 결국 '시즌 타격 7관왕' 이대호의 대포 한방으로 막을 내렸다.
1-1로 팽팽하게 맞선 연장 10회초. 두산 코칭스태프는 전날 결승홈런을 내준 정재훈을 마운드에 올렸다.

출발부터 불안했다. 선두타자 김주찬에게 빗맞은 우중간 안타를 내줘 빌미를 내줬다. 정보명의 보내기 번트로 1사 2루 위기 상황으로 바뀐 상황. 타석에는 롯데 주장 조성환이 들어섰다.
 
갑자기  포수 용덕한이 일어났다. 고의4구로 걸어내보내라는 벤치의 지시. 김경문 감독이 1루를 채운 후 병살타로 위기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었다.
그런데 다음 타자는 이대호였다. 이날 3루수 겸 4번 타자로 선발 출격한 이대호는 이날 앞선 네 번의 타석에서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4회 실책으로 출루한 것이 다였다. 조성환을 김 감독의 시나리오대로 1루로 걸어나갔다. 1사 1, 2루.
 
하지만 이대호는 이대호였다. 타율(.364), 홈런(44개), 안타(174개), 타점(133점), 득점(99점), 장타율(.667), 출루율(.444) 등 타격 7개 부문을 모두 휩쓸었다. 전날 경기에서도 5회 역전 적시타를 포함 2안타 2타점을 기록한 승부사였다.
이대호는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 낮은 포크볼(124km)을 특유의 어퍼 스윙으로 걷어올려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긴 것이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었던 비거리 120m짜리 아치였다.
10회말 공격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2루주자 김주찬, 1루주자 조성환에 이어 이대호가 홈을 밟는 순간 이미 승부는 결정난 것이었다.
김 감독은 이날 패배로 남은 3경기를 모두 승리해야 하는 절박한 순간에 몰렸다. 당장 이틀 뒤인 사직구장에서 펼쳐지는 2연전을 모두 이겨야 한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오늘(30일) 경기 내용은 우리가 무조건 이겨야 했다. 그러나 내가 경기를 못 이끌어 2연패를 했다. 쳐야할 타자들이 중요한 타이밍에 감각이 안 좋다. 3차전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경기를 평했다.
특히 연장 10회 이대호와 정면승부를 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결과적으로 홈런을 내줬다. 지금 1점이 나오면 진다고 생각했는데 조성환은 주루 능력이 있었고 타격 타이밍이 좋아 이대호에게 승부를 보려고 했다. 그러나 거기서 3점이 나왔다"라며 허탈한 심정을 숨기지 않았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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